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인구 고령화와 초저출산 현상으로 전국에 있는 3,800여 곳의 학교가 문을 닫았다. 주민들이 마을을 떠나면서 시골은 자연스레 쇠락의 길을 걷게 됐다. 이에 최근 몇 년간 폐교를 활용한 도시재생 사업이 시행되며 농촌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북 고령에 위치한 ‘징검다리연구소’(이하 징검다리, 대표 김보경)가 수년간 방치된 폐교를 활용해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켜 화제다.
1944년 개교한 우진초등학교 도진분교는 2천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2013년 학생 수 감소로 문을 닫았다. 이후 김 대표가 2018년 ‘경북형 행복씨앗마을사업’에 선정되며 도시와 농촌, 사람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은 ▲캠핑장 ▲반려동물 운동장(대형견·소형견) ▲반려동물 동반 까페 ▲반려동물 유치원 ▲야외결혼식(스몰웨딩) ▲태양광 발전장치를 활용한 스마트팜 시설 조성 ▲곤충(고소애) 사육시설 ▲체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징검다리는 개소 후 3년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줄지어 방문할 정도로 고령의 명소가 됐다.
김보경 대표는 “반려동물 천만시대에도 공원산책 외에 반려동물을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은 한정적이었다”며 “징검다리는 반려인들과 비반려인들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구상, 설계, 작업 등을 손수 진행한 땀과 열정의 결정체”라고 밝혔다.
실제 운동장은 울타리가 둘러쳐 있어 반려동물들이 2m 목줄 없이도 자유롭게 뛰놀아 반려인들 사이에서 명성이 자자하다.
이처럼 징검다리를 폐교 활용의 롤-모델로 우뚝 세운 그녀이지만 결코 녹록치 않았다. 건실한 기업체를 운영하다 허허벌판에 있는 폐교를 복합 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불철주야 뛰어다니는 그녀를 보고 ‘고생을 사서 한다’는 주위의 만류와 걱정이 대다수였다.
특히 수억 원을 쏟아 부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옛말처럼 늘 예산이 부족했다. 그럴수록 김 대표는 삽과 괭이를 들고 폐교를 찾아 풀을 베며, 징검다리 조성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즉, 김보경 대표는 폐교 활용으로 6차 산업화를 구현하기 위한 인프라 확충, 관광 활성화, 고부가가치 창출 등에 발 벗고 나선 인물이다.
그러면서 청년들과 협업하며 작업공간을 지원하고, 일자리(고용) 창출에도 열성적이다. 또한 마을주민들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무료로 지도하며, 지역상생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김보경 대표는 “폐교를 장기적·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치가 미흡해 사업의 계획·운영에 현실적인 한계를 느낀다”고 토로하며 “정부·지자체·교육청 등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녀는 “징검다리를 함께 조성·운영하는 가족들이 내겐 귀인 그 자체”라며 “징검다리를 경북 최고의 문화·체험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할 것”이란 다짐도 잊지 않았다.
한편, 징검다리연구소 김보경 대표는 폐교를 활용한 복합문화공간의 조성에 헌신하고, 고령지역 관광산업 진흥 및 농촌 활력 증진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1 올해의 신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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