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한별 기자] 우리 국민의 81.5%는 가정폭력이 가정 안에서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16년 조사 때 응답비율 77.6% 보다 높아진 것.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8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9,0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가정폭력 실태조사(이하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지난 1년 동안 여성이 배우자로부터 폭력 피해를 입은 경우는 10.3%로 2016년 12.1%에 비해 1.8%p 감소했다. 폭력 유형별로는 정서적 폭력 8.1%, 성적 폭력 3.4%, 신체적 폭력 2.1%, 경제적 폭력 1.2% 순이었다.
남성의 경우 6.2%로 2016년 8.6%에 비해 2.4%p 감소했다. 정서적 폭력 5.8%, 신체적 폭력 0.9%, 경제적 폭력은 2016년과 동일하게 0.8%로 나타났다.
만 18세 미만 아동을 양육하는 사람 가운데 지난 1년간 아동을 학대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 32.0%, 남성 22.7%로 나타났다. 정서적 폭력이 24.0%로 가장 높았고 신체적 폭력 11.3%, 방임 2.0% 순이었다.
배우자에 의한 폭력 피해 발생 시기는 여성과 남성 모두 ‘결혼 후 5년 이후’가 여성 46.0% 남성 58.0%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결혼 후 1년 이상 5년 미만’이 여성 30.0%, 남성 20.7%로 조사됐다.
배우자에 대한 폭력 이유는 여성과 남성 모두 ‘배우자가 나를 무시하거나 내 말을 듣지 않아서’가 각각 63.6%, 63.9%였다. ‘배우자로서 의무와 도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는 각각 20.2%, 15.5%로 나타났다.
폭력을 경험한 여성 48.3%, 남성 40.7%는 ‘별다른 대응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답했다. ‘자리를 피하거나 집 밖으로 도망갔다’는 각각 9.8%, 17.2%였다. ‘배우자에게 맞대응 했다’는 각각 42.8%, 43.6%,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각각 1.5%, 0.2%로 폭력에 대응하지 않거나 자리를 피한 경우가 폭력에 대응하거나 도움을 요청한 경우보다 높았다.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는 ‘배우자이기 때문’이 여성 25.3%, 남성 14.8%로 응답했다. 이어 ‘대응해도 달라질 게 없을 것 같아서’는 각각 18.5%, 7.6%였다.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도 각각 12.7%, 15.7% 순으로 나타났다.
배우자에 의한 폭력 피해 경험자의 85.7%는 폭력행동을 했을 때나 후에 '경찰, 여성긴급전화 1366, 가정폭력상담소 등에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도움을 요청한 경우는 ‘가족이나 친척’(7.2%), ‘이웃이나 친구’(3.6%), ‘경찰’(2.3%), 여성긴급전화 1366(0.4%), 가정폭력상담소 및 보호시설(0.4%) 순으로 도움요청 비율이 높았다.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32.8%), ‘그 순간만 넘기면 되어서’ (26.2%) 등을 꼽았다.
피해자 지원기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도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30.1%), ‘부부간에 알아서 해결할 일인 것 같아서’(25.8%) 등을 꼽았다.
가정폭력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식은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폭력은 가정 안에서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고 생각하는 응답률이 81.5%로 2016년 77.6%에 비해 높아졌다.
94.7%는 ‘이웃의 아동학대를 목격하면 신고하는 것이 당연하다’, 88.3%는 ‘이웃의 부부간 폭력을 목격하면 신고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응답했다.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 경찰, 여성긴급전화 1366 등 공적인 지원체계 보다는 가족이나 친구 등 사적 관계에 도움을 요청하는 비율이 여전히 높았다”며 “국민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기관에 대한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추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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