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18일 폭염과 관련해 "독거노인과 쪽방주민 같은 취약계층, 농어업과 건설 근로자처럼 실외작업이 많은 분들이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면서 "조사에 따르면 폭염사망은 실외작업에서 가장 많이 생긴다. 논밭이나 건설현장에서는 아주 급한 일이 있더라도 새벽이나 늦은 오후에 하시고, 웬만하면 바깥일을 하지 않으시기 바란다. 농작물과 가축의 피해도 예방하도록 조치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 조정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폭염으로 인한 전력수요의 급증에 대비해야 한다. 올여름 전력공급이 역대 최고라고 하지만 돌발 상황의 가능성도 유념해야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직장 내 괴롭힘 근절대책과 관련해 "올해 초 대형병원 간호사와 학교 선생님이 직장에서 겪으신 어려움을 호소하며 목숨을 끊으셨다"며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73.3%가 직장에서 괴롭힘을 경험했고, 12%는 거의 날마다 괴롭힘을 당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2주전 공공분야 갑질근절 대책을 논의했을 때, 저는 세상을 위아래로만 보는 수직적 단세포적 의식이 우리 사회에 있다고 개탄한 바 있다"면서 "오늘 논의할 직장에서의 괴롭힘에도 수직적 단세포적 의식이 작동할 것이라고 저는 짐작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요즘 우리는 유명 대기업 내부의 이상한 행태를 접하고 있다"며 "최고경영자가 그렇게 하신다면, 그 아래에서도 비슷한 일이 연달아 자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라고 일대 각성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타인의 인격과 명예에 놀랍도록 둔감하다. 사람들은 빠르게 고학력화, 고소득화, 고령화하는데 타인의 인격과 명예를 거칠게 대한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유가 어디에 있든지, 이런 상태로는 우리가 선진사회로 갈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총리는 "그나마 불행 중 다행으로 이제는 직장 내 괴롭힘을 참지 않고 고발하는 시대가 됐다"면서 "특히 젊은 세대는 자신의 인격이나 명예를 상사가 부당하게 훼손하는 것을 더 이상 묵인하지 않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런데도 상사들의 의식은 젊은 세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다. 이런 직장은 이제 지속가능하기 어렵다"고 밝힌 뒤 "모든 직장인들, 특히 관리자들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주시기 바란다"며 "관련부처는 오늘 보고될 대책을 실효성 있게 시행해서 우리의 직장문화가 바뀌고 우리 사회가 선진사회로 가도록 기여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강제집행제도 개선방안과 관련해 "우리는 궁중족발 사건을 기억한다. 노량진 수산시장의 답답한 상태도 아실 것"이라면서 "강제집행제도가 부닥친 문제들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끝으로 "한편에서는 법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하는 무기력한 상태에 놓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법 집행의 이름으로 인권이 침해되거나 사람이 다치는 일이 생긴다"며 "법 집행과 인권보호라는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하는 것"이라며 "이는 조정하기 쉬운 문제가 아니지만 지금처럼 놓아둘 수도 없다. 국회에 관련 법안들이 제출돼 있으나 논의가 몹시 더디다. 강제집행제도가 직면한 가치의 충돌을 함께 생각하고 합리적 조정방안을 모색해 봤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저작권자ⓒ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