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투데이 장수진 기자]  세상에는 수만 가지 이야기가 있고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인류는 이야기를 만들어 왔다. 그것은 구전과 문자를 통해 민담, 소설, 시, 희곡 등 다양한 형태로 전해져 왔다.

그러나 그 이야기들의 패턴을 살펴보면 사실상 세상에는 몇 가지의 이야기로 귀결된다. 또한 이 이야기들은 신화에서 비롯되었고 신화에는 인류가 풀어낼 수 있는 모든 이야기의 씨앗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김원익의 신화 에세이 《신화, 인간을 말하다》는 2009년 출간 된 《신화, 세상에 답하다》에 이은 두 번째 책으로 인간의 원시적인 욕망을 신화를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책은 부자갈등을 시작으로 라이벌, 여러 가지 모습의 사랑, 분노 광기, 모험 등 인간이 원초적으로 부딪치게 되는 19가지 문제를 신화에 빗대 이야기한다.

예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한 아킬레우스와 헥토르, 헬레네를 두고 사랑의 경쟁을 벌인 메넬라오스와 파리스 등을 통해 적대관계이자 상생의 관계였던 라이벌에 대해 이야기하고, 적대관계에 있던 영웅을 사랑해 모두를 걸고 위험에 빠진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적과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이밖에도 창조적 에너지의 원천인 광기와 자유를 향한 처절한 몸부림을 담은 탈출, 명분은 단지 구실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쟁을 이야기한다.

또한 거짓과 속임수를 이야기하면서 영화 ‘굿바이 레닌’을 끄집어내고 부자갈등을 이야기하면서 박찬일의 시 ‘집안의 산보자들’을 인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장르와 연결하면서 신화가 지금 우리의 삶에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김원익지음/바다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