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부산 등 남동해안 일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붉은부리갈매기'의 사계절 이동경로가 처음 확인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는 붉은부리갈매기의 사계절 이동경로를 추적한 결과 러시아 북동부에서 번식하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필리핀까지 최장 9,054km를 이동해 월동하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갈매기과에 속하는 붉은부리갈매기는 유럽과 아시아에 분포하는 조류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해안가나 습지에서 겨울을 보낸다. 낙동강 하구를 비롯한 부산, 포항 등 남동해안 일대에서 많이 보인다. 

국가철새연구센터는 2021년 3월, 지난해 1월과 3월 경주와 포항에 서식하는 붉은부리갈매기 9마리에 위치추적발신기를 부착하고 약 2년간 이동경로를 추적했다.

추적 결과 3월 중순에서 5월 중순 사이에 북상을 시작해 짧게는 13일, 길게는 72일을 날아 그해 5월 말부터 6월 중순 사이 러시아 하바로브스키 변경주의 북동부 지역, 마가단주와 러시아 사카(야쿠티야) 공화국의 동남부에 위치한 콜리마강 인근 습지에 도착해 번식을 했다.

이후 7월 초에서 8월 초 사이 남하를 시작해 약 76~162일을 날아 그해 10월 중순에서 12월 사이 우리나라 경주, 포항, 울산, 부산 일대에 4마리가 월동했다. 그 외 1마리는 필리핀 루손섬까지 이동한 것으로 확인돼 총 5마리의 경로를 확인했다.

러시아에서 우리나라 월동지까지 이동한 거리는 평균 5,687km고 최장 거리인 필리핀까지는 9,054km를 날았다. 

허위행 국가철새연구센터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붉은부리갈매기의 국가 간 이동경로와 서식지, 생태정보는 향후 붉은부리갈매기 개체군 보호와 관리는 물론 기후변화 관련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