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군(燕山君) 교동(喬桐) 위리안치(圍籬安置)

대권주자 김민수 http://blog.naver.com/msk7613

1506년 9월 2일 중종이 명하기를 "연산군(燕山君)을 교동(喬桐)에 안치하라."하였다. 밤 2고(鼓)에 봉사(奉事) 안윤국(安潤國)이 와서 아뢰기를 "연산군은 갓을 쓰고 붉은 옷에 띠를 띠지 않고 나와서 땅에 엎드려 가마 교(轎)에 타며 말하기를 ‘내가 큰 죄가 있는데, 특별히 전하의 덕을 입어 무사하게 간다.’했으며 비 신씨(愼氏)도 또한 정청궁(貞淸宮)을 나왔습니다."하였다. 거사하던 날 비(妃)로 하여금 이 궁에 옮겨 있게 하였다.

9월 7일 심순경(沈順徑)·최한홍(崔漢洪)·류계종(柳繼宗)·이곤(李坤) 등이 연산군을 교동(喬桐)에 안치하고 와서 복명하고서 이어 아뢰기를 "안치소(安置所)에 이르니 위리처(圍籬處)가 몹시 좁은 협착(狹窄)하여 해를 볼 수 없었고 다만 한 개의 조그마한 문 소호(小戶)가 있어서 겨우 음식 찬물(饌物)을 들여보내고 말을 전할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연산군이 위리(圍籬) 안에 겨우 들어가는 재입(纔入)하자마자 여시(女侍)들이 모두 목놓아 울부짖으면서 호곡하였습니다. 신 등이 작별을 고하니 연산군이 말을 전하기를‘나 때문에 멀리 오느라 수고하였다. 고맙고 고맙다.’라고 하였습니다."하였다.

9월 8일 정승 등이 아뢰기를 "건물(乾物) 2바리인 2태(二駄)와 의복 1바리를 실어보내는 것이 합당합니다."하니 중종이 명하기를 "출입을 막기 위한 가시 울타리 극위(棘圍)를 위리처(圍籬處) 처마에서 10자쯤 거리를 두어 둘러쳐라."하였다.

10월 4일 정승에게 하문하기를 "시서(時序)가 추워지니 짐승의 털가죽으로 안을 댄 옷 구(裘)를 교동(喬桐) 연산군에게 보내고자 하는데, 어떠한가?"하니 정승들이 회계하기를 "전하의 분부가 지당합니다."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