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정보통신기술(ICT)로 농작물의 재배환경을 원격 제어하는 ‘스마트 팜’의 확산 바람이 거세다. 그에 발맞춰 정부 역시 스마트 팜 R&D전략과 기술개발 로드맵 등을 마련하며, 각종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북 김제시의 ‘팜큐베이터’ 김기현 대표가 ‘스마트팜 시스템을 활용한 토마토재배’의 모범사례를 써내려가 주목된다.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미국의 스타 요리연구가인 댄 바버(Dan Barber)의 강연 동영상을 보고, ‘지속가능한 먹거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김 대표는 농업으로 진로를 결정하고 전북대학교 농생명학과에 입학해 식물병리학을 중점적으로 공부하며, 농업에 대한 이론을 정립해나갔다.
그러면서 ‘다양한 경험만이 큰 자산’이라는 생각으로 방학 때마다 전국 각지의 행사장에서 농산물을 팔았고, 졸업 후에는 필리핀 환경청에서 농업 연구 관련 인턴으로 근무했으며, 서울에서 도시농업관리사로도 일했다.
2019년 청운의 꿈을 안고 전북 김제로 귀농한 김 대표는 감자 농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외가가 있는 김제시 광활면은 봄 감자 최대 생산지로 농사 초보인 그에게 적격이었다. 2020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청년후계농 대상자로 선정돼 지원을 받으며 겨울철 하우스에서 감자를 재배하고, 농업기술센터 등을 찾아 체계적·전문적인 농업기술교육도 받았다.
하지만 첫 농사는 결코 녹록치 않았다. 겨울철 한파로 감자에 언 피해(동해)가 발생했고, 영하로 기온이 내려갈 때마다 신문지에 불을 붙인 채로 밤새 하우스 안을 두문불출했다. 그럴 때마다 김 대표는 “매번 하늘에 모든 것을 맡겨 농사를 짓는다면 농업 공부가 필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날씨를 이겨보리라는 오기가 생겼다”고 한다.
이후 농업 환경을 관리·제어하는 스마트 팜을 배우기 위해 스마트팜청년창업보육사업 2기를 수료하고, 2022년 전북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에 입주하며 토마토 농사에도 뛰어들었다. 여기에 함께 입주한 청년농업인들과 ‘팀 빠머’를 조직하고 현재 재배부터 출하까지 공동으로 작업한다.
특히 스마트팜 시스템을 활용한 ‘노동력 절감, 품질·생산성 향상’과 데이터 농업의 고도화를 위해 골몰해 온 ‘팀 빠머’는 2023년 12월 ‘제2회 농업인과 함께하는 스마트농업 현장 활용 경진대회’에 출전하며 ‘스마트 팜 자유공모’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연이어 올해 2월 전북대학교 스마트팜학과 학부생들과 팀을 이뤄 ‘2023 스마트농업 AI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저력을 보여줬다. 완전 자동으로 스마트 팜을 운영하기 위한 알고리즘 개발을 AI기술을 가진 전북대 스마트팜학과와 진행한 결과다.
순풍의 돛을 달고 순항 중인 김 대표는 전라북도에서 지원하는 ‘청년창업 스마트팜 패키지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농장 임대 기간이 끝나는 올해 6월 ‘팀 빠머’ 동료들과 함께 3천 평 규모의 스마트 팜으로 이전을 앞두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불안정한 영농 초기 ‘청년농업인 영농정착 지원사업’은 가뭄의 단비처럼 큰 힘이 됐다”며 “영농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국가 정책을 적시적소에 활용하길 바람”했다.
이어 “농사에서 스마트 팜은 좋은 도구일 뿐 작물에 대한 지식과 스마트 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가져야 결실을 볼 수 있다”고 강조하며 “후배들에게 농업에 대한 지식을 전파하고,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며, 든든한 길라잡이가 되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한편, 팜큐베이터 김기현 대표는 스마트팜 시설을 활용한 토마토 생산과 고부가가치 창출에 헌신하고, 귀농·귀촌 및 청년농업인의 롤-모델을 구축하면서, 농업기술 혁신과 영농 효율화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4 올해의 신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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