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윤지 기자] 전통조청은 올리고당과 달리 고온에서도 영양성분이 파괴되지 않아 요리에 최적화된 천연 감미료다. 게다가 각종 미네랄과 생리활성 물질이 풍부해 당분은 많지만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며, 성인병과 당뇨예방에 도움을 주는 다당류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고띄마실 이계자 대표가 ‘좋은 재료, 전통 방식, 오랜 정성’이 담긴 수제조청을 생산하며 조청(造淸)명인의 면모를 보여 주목된다.
이 대표는 대구에서 요식업체를 운영하며 순풍에 돛을 달고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친구에게 사기를 당하며 전 재산을 잃고 벼랑 끝에 섰다. 무엇보다 무기력함과 우울감이 극에 달하며 고통의 터널 안에 갇힌 듯 했다. 이에 그녀는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2014년 고향인 경북 성주군으로 귀농했다.
그러나 농사경험 등의 부족 탓에 실패를 거듭하며 결코 만만치 않은 현실을 직면했다. 그럴수록 ‘기본을 다지자’고 되새기며,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야 함’의 자세로 성주군농업기술센터 및 경북농민사관학교 등을 찾아 농산물 가공과 창업교육을 착착 받았다.
그리고 3년간의 준비과정 끝에 2017년 고띄마실을 설립하며 도라지조청 제조에 구슬땀을 흘려왔다. ‘보리를 띄어서 조청을 고우다’는 뜻에 어머니의 품 같은 고향의 정겨움을 표현하고자 ‘마실’을 붙인 사명처럼 그녀는 ‘전통방식 그대로, 자연의 맛 그대로’ 조청을 만든다.
대표 상품인 ‘홍도라지 수제조청’의 생산과정을 살펴보면 이 대표가 직접 기른 약도라지를 정성껏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려’ 조청을 달인다. 긴 시간 보리를 띄워 엿기름을 만들고 구증구포(九蒸九曝)로 홍도라지를 만들어 조청을 달이면서 ‘제2의 인생’ 서막도 열었다.
그러면서 성주군 농·특산물인 ‘성주참외, 흑마늘, 찐 도라지, 생강, 쌀’을 사용해 수제조청을 만들고, 레몬생강청, 황매실원액, 참외피클, 아로니아 쨈 등 다양한 제품군을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이 대표는 ▲2020년 참외 피클의 제조방법 및 상기 방법으로 제조된 참외 피클(특허 제10-2101292호) ▲2021년 홍도라지 조청의 제조방법 및 그 제조방법에 의한 홍도라지 조청(특허 제10-2289865호) ▲2019년 성주군 우수 농특산물 미국수출(2회) ▲2020년 제17회 대한민국 향토식문화대전 요리(개인)부문 대상 ▲2023 대한민국 마스터 명인(발효부문) 등 경쟁력을 차곡차곡 쌓아올렸다.
그 노력의 결실로 이 대표는 지난 12월 산림조합중앙회가 주최하는 2023년 자랑스러운 임업인 대상을 수상했다. 전제 21명의 수상자 가운데 유일한 여성임업인으로 선정돼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또한 그녀는 ‘성주군우리음식연구회장’을 맡아 어르신 대상 요리교실, 지역 특산물 활용 요리 개발 및 홍보행사, 사회봉사 등 전통음식과 지역 식문화 발전을 위한 활동을 추진해왔다.
나아가 힘들었던 지난날을 잊지 않고 귀농·귀촌한 농가의 안정적인 영농정착을 위해 벤치마킹·견학·강의요청이 오면 자신만의 노하우 등을 아낌없이 전파하고 있다.
이계자 대표는 “많은 도시인들이 농지와 집만 있으면 가능한 게 농사가 아니냐고 생각하지만 ‘환상이자 착각’일 뿐 경험과 기술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며 “정부가 인구증가를 위한 방법으로 여러 가지 지원과 장려정책으로 유인책을 펼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만큼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치고 귀농하길 바람”했다.
덧붙여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조청 생산에 전심전력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띄마실 이계자 대표는 임산물 가공식품산업 발전과 고객 만족도 강화에 헌신하고, 지역농산물을 이용한 특화식품 및 향토음식자원의 표준화 레시피 개발과 보급을 이끌면서, 건강먹거리 공급과 나눔·봉사문화 확산 선도에 이바지한 공로로 ‘2024 올해의 신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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