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윤재 기자] 모름지기 화가에겐 끊임없는 자아성찰과 인물·세상에 대한 자신만의 새롭고 독창적인 해석으로 흰 캔버스를 채워가야 할 숙명이 주어진다. 다시 말해 하나의 작품에는 작가가 가진 모든 역량을 넘어 심연 깊숙한 곳에 자리한 영혼까지 담겨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트린뮤지움(https://artrin.modoo.at/) 배일린 관장’이 걸어 온 인생행보야 말로 이런 예술가적 희로애락의 정서가 전시된 아름다운 갤러리다.
일찍이 동양화가로 데뷔한 배 관장은 고즈넉한 수묵화 기법이 빚어낸 따뜻하고 평화로운 시골풍경 정취를 선보이며, ‘배일린’만의 작품세계가 탄생했음을 세상에 알렸다.
당시 ‘실력파’ 작가로 인정받아 미국 뉴욕전시회 및 국내외 다수의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치룬 그였지만, 안타깝게도 ‘동양화(한국화)’로는 광활한 국제무대 진출이 쉽지 않았다.
보다 차별화된 미술영역을 갈망하던 배 관장은 티베트 여행에서 운명처럼 ‘티베트 불화·탱화’와 만나 이색적이고 독특한 매력에 사로잡히게 된다. 바로 이때가 그의 작품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기였고, 이후 탱화에 깃든 불교적 의미를 탐구하기 위해 긴 인고의 시간마저 묵묵히 견뎠다.
그리고 마침내 생명탄생-죽음-진화-변화와 같은 철학적 고찰과 강렬한 색채가 가미된 ▲연꽃 ▲십이간지 ▲은유적인 사람의 모습 ▲오메가 등의 다채로운 작품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배 관장은 “작가가 오랜 세월 예술적 정서와 작품세계에 심취해 너무 깊게 빠지다보면 현실감각이 무뎌지기 마련”이라며 “어느 순간 주변 환경을 환기해야 된다고 느껴 다시 제도권에 입성하고자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박사과정 수료를 결심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사과정에서 그는 <빛과 어둠의 관계 미학을 통한 생명력 표현 연구>란 주제로 논문 집필에 정진하고, 이 과정에서 탐색한 인간 내면의 양면성을 캔버스 위에 고스란히 옮겨 그렸다.
‘삶과 죽음’, ‘살면서 느껴지는 모든 감정’을 먹과 메탈로 거칠듯 섬세하게 표현한 배 관장의 작품 앞에서 관람객들은 공감의 고개를 끄덕임과 동시에 진심어린 감탄사로 화답했다.
이처럼 오늘날 대중을 매료시키고 후학들에게 존경받는 진정한 원로 예술가로 거듭난 배 관장은 최근 복합문화예술공간 ‘아트린뮤지움’을 설립해 작품명 ‘인생 제2막’이란 새로운 도전의 날개를 펼쳤다.
현재 아트린뮤지움에서는 개관전 ▲‘생명의 빛(배일린)’을 시작으로 ▲‘나만의 빛, 우리의 빛, 생명의 빛(백창호)’ ▲‘묵객(파주미협작가 10인)’ 등의 전문작가 전시회와 더불어 ▲KB와 함께하는 박물관 노닐기 ▲지역문화예술 플랫폼 육성사업 ▲유아-부모 감정교정 프로그램 ▲토피어리-테라리움 만들기 등 교육프로그램이 연일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또한 신인·중견·해외 작가들을 위한 창작·전시공간을 제공하고, 파주·고양시민 대상의 문화 향유기회도 마련해 관람객-지역사회-작가를 잇는 실질적 예술문화 저변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끝으로 배 관장은 “미술관 경영으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작가의 본분을 잊지 않고 여전히 작품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며 “앞으로 ‘아트린뮤지움’이 삭막한 세상을 꿈과 희망의 물감으로 물들이는 경기북부 지역 문화예술의 메카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되새겼다.
한편 아트린뮤지움 배일린 관장은 독창적 작품세계 구축과 ‘동양화’, ‘티베트 탱화’ 작품활동을 통한 한국미술 발전에 헌신하고, 신진-중견-해외작가 대상의 창작·전시공간 제공에 앞장서면서, 복합문화예술공간 조성 및 경기도 문화예술 진흥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2 대한민국 신지식경영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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