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지혜 기자]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이 고려인 강제이주 80년을 맞아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국립영상보존소가 소장하고 있는 고려인 관련 기록물을 공개한다.
국가기록원은 고려인 강제이주 80년을 맞아 그동안 고려인 관련 기록물의 소재를 조사해 왔다. 고려인들은 1937년 8월 구(舊) 소련 정부에 의해 약 17만 명이 연해주 등지로부터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로 집단이주 됐다.
이번에 공개하는 기록물은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에 이주한 고려인들의 초기 정착과정과 집단농장(꼴호즈)에서의 농업활동 등 다양한 생활상을 담고 있는 사진과 영상 기록물이다.
먼저 우즈베키스탄 국립영상보존소 소장 기록물은 1940∼1990년대 고려인들의 집단농장과 생활상을 보여주고 있다. 중앙아시아에 정착한 고려인들은 척박한 황무지를 개간해 이 지역에서 벼와 옥수수의 생산을 비약적으로 높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우즈베키스탄 집단농장에서 벼와 옥수수를 수확하는 모습’ 등의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역사의 증인으로 손꼽히는 김병화의 초상화도 공개됐다. 김병화(1905~1974)는 황무지를 개간하고 쌀 생산 등을 비약적으로 증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구(舊) 소련 정부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노동영웅’ 훈장을 받았다. 그가 일했던 농장은 원래 ‘북극성 집단농장’ 이었으나 1974년 그가 죽은 후 그의 업적을 기려 ‘김병화 집단농장’으로 변경됐다.
아울러 우즈베키스탄에 정착한 고려인들의 집단농장과 생활상을 생생한 영상을 통해서도 확인해 볼 수 있어 흥미롭다.
이상진 행자부 국가기록원장은 “올 해는 고려인 강제이주 80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이번 고려인 관련 기록물 공개를 통해 일제 강점기 이후 재외 한민족의 이산(離散)의 역사를 복원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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