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동방경제포럼(EEF)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러시아·중국·라오스를 방문하기 위해 2일 출국한다.
박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해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사드배치에 반대해온 중국과 러시아와의 이견을 좁히는 한편 북핵 공조를 다지는데 외교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우선 2~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EEF에 참석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확정됐으며,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양자회담은 개최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이후 네번째로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와 양자 관계 발전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양자 회담을 할 경우 사드 갈등으로 벌어진 양자 관계를 개선하고 북핵 문제에 대한 협력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 대통령은 3일 EEF에서 기조연설도 한다.
박 대통령은 이어 4~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박 대통령은 '혁신, 활력, 연계, 포용적인 세계 경제 건설'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G20 국가들과의 정책 공조방안을 논의하고 글로벌 현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7~8일에는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박 대통령은 7일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8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 아세안과의 협력 관계와 북핵 문제에 대한 공조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G20과 아세안 정상회의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참석한다. 이번 다자 회의는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대선(11월 8일) 이전에 함께하는 마지막 자리라는 점에서 두 정상 간 회담도 개최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경우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북한의 태도 변화를 견인하기 위한 추가적인 압박 조치 문제에 대한 협의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G20과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박 대통령과의 조우도 주목되고 있다.
한편 우리의 사드 배치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입장은 단호한 상황이다. 하지만 북한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력화에 성공하고, 다음단계로 5차 핵실험을 노골적으로 추진하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미묘한 태도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 26일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SLBM 규탄성명에 동참한 것이다. 지난 3일 이들 두 나라가 사드를 문제 삼아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규탄하는 안보리 언론성명에 제동을 걸었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20여 일만에 큰 변화가 생긴 셈이다.
또한 중국이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행사에 이어 이번에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 '중국의 굴기(崛起)'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로 사드 반대 입장을 노골적으로 펼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 대통령은 8~9일 분냥 보라치트 라오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라오스 공식방문 일정을 소화한 뒤 9일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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