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곳곳에서 마치 시한폭탄이라도 설치된 듯 시내버스의 타이어가 연쇄적으로 폭발해 대형사고로 이어진다. 인명피해는 물론이고 국민들의 불안감과 불신은 극에 달해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 이용이 급증해 명절을 방불케 할 정도로 전국적인 교통정체가 진행된다.
#기차선로 역시 고온에 의해 변형되면서 경부선과 호남선 등 고속 KTX가 운행을 중단하고 도심지의 경전철 운행도 차질을 빚는다. 또한 항공기는 대기온도 상승으로 인한 활주로 거리의 증가로 운항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급기야 고온에 의한 운행중단에 이르면서 총체적 ‘교통지옥’을 불러온다.
때 이른 무더위와 마른장마에 따른 폭염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오는 2020년 실현될 수 있는 미래 폭염 시나리오가 공개됐다. 30일 넘게 폭염이 지속되며 1만여 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기차 탈선 등 교통대란이 벌어지는 가히 무시무시한 예측결과다.
안전행정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폭염과 관련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2020년 발생 가능한 폭염 예측 시나리오를 정리한 ‘Future Safety Issue’ 리포트를 발간했다. 이 리포트는 최악의 폭염 사례로 기록된 1994년의 ‘마른장마에 따른 이른 폭염’ 패턴과 2012년 ‘한 여름 폭염’ 패턴이 기후변화로 인해 연이어 발생하는 최악의 폭염 발생 가능성을 예측해 분석한 것이다.
<1994년 우리나라 폭염발달 과정>
이번 이슈 리포트 발간을 추진한 여운광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원장은 “다양한 재난·안전 문제와 관련한 위험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만이 공유하던 미래 발생 가능한 재난위험 지식을 국민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Future Safety Issue’ 시리즈 발간을 기획했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폭염은 장마 후 7월 하순 시작돼 8월 초순 연중 최고기온을 기록하고 8월 중순까지 지속되는 ‘장마 후 한 여름 폭염’의 패턴을 보인다. 기상청 폭염특보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33℃ 이상 최고기온이 이틀 이상 연속되는 경우 폭염이라 정의한다.
하지만 최근 장마철 무(無) 강수일의 지속과 함께 일조량 증가로 7월 중순부터 전국적으로 이른 폭염이 시작돼 8월 중순까지 기온 상승과 강수량 부족으로 가뭄이 발달하는 ‘이른 폭염과 마른장마’의 비정상적인 패턴의 가능성이 증가하는 실정이다.
이번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근 여름의 시작일이 빨라지고 지속기간이 길어지는 가운데 2050년 폭염일수는 현재에 비해 3~5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이른 폭염과 마른장마’, ‘한 여름 폭염’이 동시 발생한다면 30일이 넘게 지속되는 폭염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장기간 폭염이 지속될 경우, 세균성 질환, 면역력 저하 등 폭염에 따른 초과 사망자 수는 1만여 명에 달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뜨거운 불판으로 변한 도로의 열기와 브레이크열 등으로 인해 버스 타이어 폭발, 기차선로 변형으로 인한 탈선 등의 문제가 초래돼 교통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이종설 실장은 “무전력으로 운용 가능한 냉방기술 개발, 도심공원 내 녹지를 활용한 임시 무더위 쉼터나 이동형 무더위 쉼터 등 대안적 무더위 쉼터를 활용하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뎅기열과 같은 아열대성 질병 증가에 대한 대비책을 강화하고 국민들에게 질병 위험에 대한 정보와 대처요령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해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 예방에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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