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심나래 기자] 최근 연세대 출신이 법조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연세대는 경영대가, 고려대는 법대가 강하다는 의미의 '연상고법'(延商高法) 구도가 깨졌다.
사학의 맞수로 매년 정기 연고전(고연전)을 여는 두 학교가 법조계 안팎에서도 각축전을 벌이고 있어 주목된다.
9일 사법연수원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입소한 45기 연수생 298명 가운데 연대 졸업생은 43명, 고대 졸업생은 35명이었다. 연대 출신이 고대 출신보다 많아진 것은 연수원 역사상 처음이다.
지난 5년간 연수생 입소 추이를 보면, 전체 입소자 3천490명 중 서울대가 934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대 560명, 연대 426명 순이었다. 지난해만 해도 고대 84명, 연대 68명으로 꽤 격차가 있었다.
올해 연대의 '역전'은 작년 11월 사법시험 합격자 발표 때 이미 감지됐다. 전체 306명의 최종 합격자 가운데 연대 43명, 고려대 41명으로 사상 처음 순위 변동이 일어난 것이다.
이는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출범한 데 따른 변화로 풀이된다. 앞서 고대 법학과 정원은 연대 법학과의 두 배에 가까웠으나 로스쿨 정원은 두 학교가 120명으로 같아졌다.
로스쿨 출신의 법조계 진출을 보면 연대의 선전이 더욱 두드러진다.
1·2기 재판연구원(로클럭) 가운데 연대 로스쿨 출신은 10명, 고대 로스쿨 출신은 8명이었다. 같은 기간 선발된 신임 검사도 연대 로스쿨 10명, 고대 로스쿨 6명으로 비슷한 차이를 나타냈다.
국내 10대 대형 로펌 취업에 성공한 총 인원도 연대 로스쿨이 고대 로스쿨보다 다소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연상고법' 구도가 깨지면서 더 많은 법조인 지망생들이 연대로 몰렸다. 학원가에 따르면 올해 연대 로스쿨 입학 경쟁률은 5.39대 1로, 고대 로스쿨의 4.11대 1을 앞섰다.
김순태 연대 로스쿨 행정팀장은 최근 변화에 대해 "교수진이 학생들의 고시 준비나 진로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결과"라며 "제도가 바뀐 뒤 학부 정원 차이를 극복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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