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부산광역시 향교재단 양규명 이사장】서구문화가 범람하고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실태 속에서 우리 고유의 선비정신을 계승·발전시키며, 사회의 근본과 도덕성을 바로 세우고자 두 팔을 걷어붙인 이가 있다. (재)부산광역시 향교재단(www.busanurim.org) 양규명 이사장이 그 인물이다.
동래향교 장의로 봉직했던 고조부와 조부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레 유교의 가르침을 익힌 그는 46년간 교직에 몸담았고, 2004년 동래향교의 전교로 취임했다. 이후 조선향교 600년 최초로 유림의 성지 대성전을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특히 남성들의 출입만 가능했던 명륜당과 대성전의 문을 여성들에게도 열어 일대혁신을 일으켰다.
양 이사장은 “처음엔 원로들의 반대가 완강했으나, 지속적으로 공을 들여 설득한 끝에 금녀의 벽을 허물었다”고 회상하며 “미래의 희망인 아이들과 가정교육의 주체인 여성(어머니)들을 향교로 인도하기 위해서는 남녀노소 누구나가 향교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런 그는 전국의 234개 향교 가운데 최초로 홈페이지와 평생교육원을 개설하는 등 유림이 시민과 국민들 곁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서는데 크게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부산시향교재단 부설 평생교육원장을 맡아 전국에서 처음 ‘향교 스테이’ 프로그램을 개발, 학생들이 1박2일 동안 강의를 듣고 기초생활예절을 배울 수 있는 인성교육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양 이사장은 “청소년들이 입시공부에만 몰두하고, 올바른 인성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잘못된 가치관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며 “향교 스테이를 통해 학생들이 올곧은 선비정신을 전수받아 훌륭한 인격자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래서 그가 2011년 부산시향교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추진한 것도 평생교육장인 유림회관의 리모델링이다. 양 이사장은 “건축한지 20년이 넘은 유림회관의 시설이 낙후돼 향교스테이 운영상의 애로사항이 많았다”며 “쾌적한 화장실과 샤워장 등 현대적 시설을 갖춘 유림회관으로 리모델링이 곧(1월 말경) 완료되면 향교가 인성교육의 전당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란 포부를 전했다.
이와 함께 “한자 및 한자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는 최근의 추세에 발맞춰 한학자(유학자 등) 초빙, 한문학 전문교육과정 마련 등을 통해 향교를 한문학당으로 확대 운영하고 전문화시켜 나갈 것”이란 그는 성균관유도회 총본부고문, 성균관재단 이사, 성균관 중앙상무위원 등을 겸임하며 성균관의 위상강화와 유림의 역할증대 등을 위해서도 각고의 정성을 쏟고 있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유림을 대표하며, ‘사람이 사는 길을 인도하고, 사람의 도리를 가르치는’ 양규명 이사장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재)부산광역시 향교재단 양규명 이사장은 향교 발전과 선비정신 전파에 헌신하고, ‘향교스테이’ 프로그램 개발·운영과 시설환경 개선으로 인성교육 함양을 이끌며, 유림의 역할증대와 성균관의 위상강화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13 대한민국 사회공헌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이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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