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9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567돌 한글날 경축식이 세종문화회관에서 거행됐다.
이날 경축식에 한글관련 단체를 비롯해 정부 주요인사, 주한 외교단, 사회 각계대표, 교사 및 학생·학부모 등 약 3,000여 명을 참석했다.
경축식은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한글학회장의 훈민정음 서문 봉독, 한글발전 유공포상, 국무총리의 경축사, 한글날 노래 제창, 만세삼창, 경축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애국가는 가수 바다(본명 최성희)·정동하(본명 정재환)와 구리시립 소년소녀합창단 어린이(남 1명, 여 1명)가 선도해 불렀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글날 경축식에서 "이번 한글날은 오백 예순 일곱 돌이 되는 매우 뜻 깊은 날"이라고 말한 뒤 "자랑스러운 한글날을 온 겨레와 더불어 진심으로 경축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한류가 확산되면서 우리나라 국격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정 총리는 "문화는 국가의 품격을 나타내는 척도이고 정부는 '문화융성'을 국정기조의 하나로 삼고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삶과 문화를 향유하는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문화융성의 중요한 토대 가운데 하나가 바로 말과 글"이라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한류 열풍'을 타고 세계 각국에서 한글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하는 나라도 늘어나고 있다며 얼마 전 스리랑카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과 만남을 소개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한글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힘을 쏟을 것"이라며 "내년에 문을 열 예정인 한글박물관이 우리글의 빛나는 역사와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 총리는 "일상생활을 통해 무분별한 비속어와 저속어는 물론 심지어 언어폭력까지 난무하는 현실"이라며 "무차별적인 폭력 언어는 고귀한 생명까지 위협하는 경우도 있고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언어에 의한 가해행위는 물리적 폭력에 못지않은 큰 상처가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 총리는 모든 국민이 관심과 사랑을 갖고 우리말과 우리글 가꾸기에 참여해 우리 사회를 훨씬 더 따뜻한 공동체로 바꾸어 나가자고 덧붙였다.
이번 567돌 한글날에 한글 발전 유공자로 표창을 받는 사람은 금관문화훈장 1명, 보관문화훈장 1명, 문화포장 3명, 대통령 표창 2명, 국무총리 표창 3명 등, 총 10명이다.
최고 등급인 금관문화훈장을 수여받은 고(故) 김형규 선생(1911. ~ 1998.)은 4대 어문규범인 한글맞춤법, 표준어규정, 외래어표기법,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등을 제정했을 뿐만 아니라 음운론, 형태론 등과 같은 국문법 연구 등, 다양한 방면에서 50여 년간 한글 연구와 한국어 발전에 기여한 업적을 높게 평가받았다.
로버트 램지(Robert Ramsey, 72세)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 교수는 보관문화훈장을 수여 받았다. 로버트 램지 교수는 “한글보다 뛰어난 문자는 세계에 없다.”, “세계의 알파벳이다.”라고 이야기할 만큼 한글을 높이 평가한 한글 예찬론자로서, 외국에서 한국어를 학문적인 대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었으며, 영어로 된 최초의 국어사 저술인 ‘A History of the Korean Language(2011)’를 캠브리지 대학출판부에서 출간함으로써 한국어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한 이병근(李秉根, 74세)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김영수(金永壽, 57세) 중국 연변 대학교 교수, 발단도르지 수미야바타르(Baldandorj Sumiyabaatar, 77세) 몽골 울란바토르 대학교 교수는 한국어 세계화 및 한글 교육연구의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포장을 수여 받았다.
아울러 미주한국학교연합회, 허선행(許先行, 47세) 타슈겐트 세종학당장이 대통령 표창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며, 한국산업인력공단, 베를린한글학교, 야마시타 마코토(山下 誠 , 57세) 일본 쓰루미 종합고등학교 교사가 한국어 확산의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수여 받았다.
경축공연은 한글 탄생과 반포의 의미를 담은 영상과 함께 어린이 합창단의 한글 자모 공연에 이어, 역동적이고 힘찬 태권무 공연, 그리고 모든 출연진이 함께 하는 대합창 순으로 약 15분간 진행됐다.
특히 이번 한글날은 23년 만에 공휴일로 다시 지정돼 처음 맞는 날로 더욱 의미가 있다. 한글날은 1949년 공휴일로 지정됐으나 경제위기 극복과 활성화를 위해 1991년부터 국군의 날과 함께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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