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김세미 기자] 한·중·일·러시아에서 130년간 숙제로 남아있던 전통약재 강활의 실체가 확인됐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감기, 신경통, 관절염, 중풍 등 통증을 다스리는데 사용되는 전통약재인 ‘강활’을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강활이 새로운 종임을 확인했다고 3일 발표했다.
강활은 약용식물로 알려져 있는 산형과의 식물로 같은 과 유사종인 당귀, 백지, 천궁, 고본 등과 함께 오랫동안 이용된 주요한 약재다. 하지만 국가에 따라 ‘신감채’라 주장하거나 국내에서는 ‘왜천궁’과 유사종으로 보기도 하고 학명을 혼용해서 쓰는 등 분류학적으로 문제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국립생물자원관은 핵 DNA를 이용해 강활과 유사종을 대상으로 DNA 바코드와 분자계통학적 연구를 2009년 9월부터 지난 2012년까지 3년간 수행했다. 실험에 이용된 강활과 유사종들은 우리나라의 산야와 재배지에서 수집됐다. 국내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왜천궁은 분포 중심지인 일본 홋카이도, 미국의 워싱턴주에서 채집돼 각국의 표본관에서 보관하고 있는 표본을 재료로 이용했다.
분자생물학적 분석 결과, 우리나라의 산야에 자생하고 있는 강활은 주로 중국, 러시아, 일본에서 주장하고 있는 ‘신감채’와 완전하게 다른 식물로 밝혀졌다. 신감채는 오스테리쿰(Ostericum)속에 속하는 식물이지만, 강활은 속이 완전하게 다른 안젤리카(Angelica)에 속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우리나라 분류학계에서 인식하고 있는 왜천궁과도 열매의 내부 특징과 분자생물학적 정보에서 차이점이 확인됐다.
생물자원관은 이러한 차이점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자생하고 있는 강활을 새로운 종인 안젤리카 리플렉사(Angelica reflexa)로 새롭게 학명을 부여했다. 연구결과에 대한 국제적인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이러한 내용을 담은 논문을 최근 생물자원관에서 발간하는 ‘Journal of Species Research’ 2권 2호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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