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정명웅 기자] 국립산림과학원은 정전 60주년을 즈음해 강원도 고성 향로봉 일대 생태계를 1999년에 이어 14년 만에 재조사 했다.
그 결과 정전이후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됐던 고성 향로봉 일원에서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신갈나무림이 거의 원시림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멸종 위기종인 만삼, 왜솜다리, 산작약, 과남풀 등이 다수 서식하고 있어 이 지역의 생태적 보전가치가 아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향로봉 일대인 칠절봉, 둥굴봉 근처에서 평균 흉고직경 50cm 이상 되는 신갈나무 군락이 수직적, 수평적 다양성을 이루면서 천연상태로 보존돼 있었다. 특히 최고 가슴높이 138cm(300년 이상 추정)나 되는 신갈나무 거목도 새롭게 발견됐다.
또한 이 숲 근처에는 우리나라 고산지대에 주로 분포하면서 멸종위기에 처한 만삼, 산작약, 왜솜다리 등이 집단적으로 서식하고 있었다. 왜솜다리(Leontopodium japonicum)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제곡인 <에델바이스>로 널리 알려진 식물로서 70,80년대에는 설악산 등에서 무차별 채취돼 급격히 개체수가 감소한 종이다. 하지만 신갈나무 숲 가장자리에서 국내 최대의 생육지가 유지되고 있었고 1999년에 비해 개체수도 증가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앞으로 국립산림과학원은 이 지역에 장기생태연구조사지(Long Term ecological Research Site)를 설치하고 지속적으로 생태계를 모니터링 해 향로봉일대 산림생태계의 보전에 기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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