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주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부】 산업 부산물이나 폐기물의 재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철강 산업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환원슬래그’의 재활용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공주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부 김진만 교수(친환경콘크리트연구소장)가 책임자, ㈜에코마이스터가 참여기업으로 연구를 수행중인 ‘제강 환원슬래그의 고효율 급냉 재활용 기술개발’이 시멘트·콘크리트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환경부가 ‘글로벌탑 환경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원하는 연구과제이기도 하다.
국내 건축재료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서 명성을 떨쳐왔던 김 교수는 지난 2년간의 연구결과로 ‘슬래그 재활용’의 새 장을 열었다.
그에 따르면 철강 산업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은 크게 고로슬래그와 제강슬래그로 분류된다. 또한 제강슬래그는 전로와 전기로에서 각각 환원공정을 거쳐 산화슬래그와 환원슬래그를 발생시킨다. 이 가운데 산화슬래그는 건설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나, 환원슬래그는 처리나 재활용이 곤란하여 제강사의 입장에선 골칫덩이에 불과했다.
그래서 김 교수는 환원슬래그 처리상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독립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연구에 몰두해왔다. 그러면서 환원슬래그의 성분분석 결과, 고온의 용융상태에서 서서히 식히는(서랭) 과정까지 높은 열에너지가 허비되는 것을 확인한 김 교수는 용융상태의 산화슬래그를 공기로 급랭시키는 ㈜에코마이스터의 기술력을 환원슬래그에 접목, 유리화된 표면이 갖는 비드(bead)상의 고형물을 얻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를 다시 분쇄해 분말로 활용하는 기술개발에 매진, 드디어 환원슬래그를 ‘급속 경화의 특성을 갖는 결합재’로 만드는 기술완성에 이르렀다. 부산물 처리에만 그치지 않고, 연구를 거듭하여 환원슬래그를 ‘가치 있는 자원’으로 탈바꿈 시킨 것이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연구과제 3차년도인 올해는 실용화를 추진, 하반기엔 제품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국내에서 연간 발생하는 환원슬래그가 약 150만 톤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중에 50%(75만 톤)만 기능성 골재 및 급결성 특수시멘트의 원료로 활용하더라도 5년간 약 230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친환경 건축재료 연구개발에 더욱 최선을 다하며, 리사이클링(re-cycling) 분야 활성화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포부를 전했다.
지난 1997년부터 건축재료 재활용 연구, 2001년부터 슬래그 재활용 기술개발을 지속하며 특허출원 53건, 특허등록 34건, 기술이전 10건, 국내외 학술대회 논문 60건 등의 금자탑을 쌓고 올해 2월엔 환경부장관상 수상의 영예도 안은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공주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 김진만 교수는 ‘슬래그 재활용’과 ‘친환경 건축재료’ 연구·기술개발에 헌신하고 연구과제의 실용화와 고부가가치 창출을 주도하며, 녹색성장산업 발전과 전문인재 양성 선도에 이바지한 공로로 '2013 올해의 신한국인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이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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