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베아트릭스(75) 네덜란드 여왕이 즉위 33년 만에 왕위를 장남 빌럼 알렉산더르 왕세자(46)에게 넘기겠다고 28일(현지시간)발표했다.사전 녹화된 여왕의 퇴임 발표는 이날 TV로 방송됐다.
오는 31일 75번째 생일을 맞는 여왕은 연설을 통해 "이제 새로운 세대에 국가에 대한 책임을 넘겨주기로 했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네덜란드는 1890년 사망한 빌럼 3세 이후 123년 만에 남성 군주를 맞이한다.
네덜란드 왕정 사상 최장기 집권한 군주 베아트릭스 여왕은 이날 TV 및 라디오 연설을 통해 "국경일이자 네덜란드 최대 축제일인 4월 30일 '여왕의 날(Queen's Day)'에 공식 퇴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국가에 대한 책임을 새로운 세대의 손에 맡겨야 할 때가 왔다”면서 “지난 수십년간 여러분이 보여준 깊은 신뢰에 대해 매우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베아트릭스 여왕은 1938년 어머니 율리아나 여왕의 4녀 중 장녀로 태어났고 1980년 어머니에 이어 1815년 출범한 네덜란드의 오라녜나사우 왕가의 6대 국왕으로 즉위했다. 그는 1966년 독일 외교관 출신 클라우스 폰 암스베르크 공과 결혼해 3명의 왕자를 뒀다.
베아트릭스 여왕이 퇴위를 결심한 데에는 개인적인 시련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왕의 둘째 아들인 요한 프리소(44) 왕자는 지난해 2월 오스트리아에서 스키를 타던 중 눈사태로 인해 심한 부상을 입은 뒤 현재까지 혼수상태에 빠져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왕위를 물려받는 빌럼 알렉산더르 왕세자는 조종사이자 수자원 운영 전문가로 그간 여왕의 대외 업무에 대부분 동행해 왔다. 그는 2006년 유엔 사무총장 산하 ‘물과 위생 자문위원회(UNSGAB)’ 위원장으로 선출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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