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ADI 이정연 교수】하나의 훌륭한 미술작품이 탄생하기까지 작가는 자신의 모든 생각과 능력뿐 아니라 영혼까지 쏟아 붓는다고 한다. 그 만큼 작가들은 일반인이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인고의 창작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이는 새로운 미술세계와 기법 등을 시도하는 작가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이런 점에서 SADI(삼성디자인학교) 이정연 교수는 동서양의 정신을 하나로 조화시켜 캔버스 안에 담아내며, 다양한 오브제를 통해 자신만의 기법을 선보여 화단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대 미대 동양화과 졸업 및 동대학원을 수료한 이 교수는 미국의 Pratt Institute에서 MFA(Painting, Prinmaking)를 취득하고 Columbia University 박사과정을 수료(Art Theory)했으며, 지금까지 약 40회의 개인전과 뉴욕 첼시의 Kips gallery(2010~2011) 전속화가 등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동양화를 공부하던 대학시절에 동양적 정신세계와 수행과정, 화론을 강조하는 ‘기운생동’을 체득하기 위해 선(禪)과 단전호흡, 요가 등을 두루 섭렵한 이후 1980년대 미국에서의 유학기간 서양화를 배우면서 자연스레 동서양의 문화적 접목을 작품에 투영한다.
그러다가 영적인 체험을 통해 십자가나 물고기 등을 화폭에 담아내는 종교적 그림에 심취했던 이 교수는 ‘나’라는 존재와 인간의 나약함을 작품 속에 이입하는 과정을 거쳐 추상표현주의 경향이 짙은 창작으로의 진화를 거듭해왔다.
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왔던 그녀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는 종교적 관점이 녹아있는 ‘신창세기’ 시리즈와 ‘만남’의 시리즈 작업으로 정점에 이르게 된다.
특히 이 교수의 작품은 삼베와 옻, 자개, 금, 오리알, 계란껍질, 그리고 흙과 숯가루 등 천연재료에 상상력을 불어넣어 표현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이 가운데 옻은 재료 특성상 맨손 작업이 어려움에도 그녀는 과감하게 건칠기법을 이용, 직접 손가락이나 손바닥에 묻혀 마치 붓칠의 느낌으로 화면을 채우고 작품의 영구성도 살린다. 또한 삼베에 몇 차례 옻칠을 한 뒤 이미지를 넣거나, 자개를 일일이 쪼개어 붙이기도 한다.
이를 토대로 그녀의 작품은 평면과 입체의 구분을 허물고, 한국적 소재의 아름다움을 극대화 시키며, 종교적 은유와 내적 성찰 등이 내재돼 있어 해외에서까지 호평이 자자하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앞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며, 창작 활동에 더욱 열과 성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이어 “21세기 디자인 경쟁력 시대를 이끌 창의적 인재양성에도 적극 기여할 것”이라 덧붙였다. 그녀의 부단한 노력이 명작 탄생, SADI의 세계 명문 디자인 학교 도약을 앞당길 전망이다.
한편, SADI 이정연 교수는 동서양의 문화적 접목과 한국적 소재를 활용한 표현기법으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무한한 창작 열정으로 미술 발전에 공헌하면서 창의적 인재양성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12 올해의 존경받는 인물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
이윤지 기자
[저작권자ⓒ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