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조주연 기자] 안압(안구의 내부가 유지하는 일정한 압력)이 정상인데도 발생하는 ‘정상안압녹내장’의 발생과 진행과정에 야간저혈압이 관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국내의료진에 의해 세계최고 권위의 안과학회에서 발표됐다.
2월 16일부터 20일까지 아부다비에서 열린 세계안과학회에서 최재완 원장(센트럴서울안과의원)은 ‘정상안압녹내장’의 진행인자에 관한 임상연구 결과들을 ‘von Graefe 심포지엄’과 ‘안혈류 심포지엄’초청강연에서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안과 국문석 교수팀과 7년간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들에서 ‘정상안압녹내장’ 환자 132명 중 55명(42%)의 환자들에서 야간 저혈압이 동반됐으며 이런 환자에서는 눈으로 가는 혈류가 불안정했다.
그리고 이 중 101명을 6년 이상 추적 검사한 결과 눈으로 가는 혈류가 불안정한 군에서 녹내장의 진행속도가 빠름을 발견했다.
녹내장은 점진적으로 시신경이 손상돼 결국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질환으로 야간 저혈압이 녹내장의 위험요인이라는 것은 최근 들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저혈압을 가진 사람들이 왜 녹내장이 잘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야간 저혈압은 눈으로 가는 혈류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이에 따른 산화 스트레스가 오랫동안 축적되면서 시신경의 손상이 발생해 결국 녹내장으로 발전하게 된다고 했다.
기질적으로 저혈압을 가진 경우 이외에도 항고혈압약제의 부적절한 투여로 인한 의인성 저혈압 또한 녹내장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인자로 알려져 있다. 금번 발표에서 제시된 연구결과들은 기존 이론적으로만 알려져 있던 야간 저혈압에서 녹내장 발생기전을 실제 환자군에서 세계에 처음으로 증명했다. 따라서 기질적인 저혈압을 가진 경우 혹은 고협압에 대한 약물 치료를 박고 있는 경우 녹내장 검진이 필수적이며 원인을 발견해 치료하는 경우 녹내장성 손상을 억제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녹내장 약물 치료로 낮은 안압이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행되는 녹내장에서는 전신적 요인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이다.
최 원장은 “세계최고의 권위를 가진 학회에서 정상안압녹내장 발생에 관한 안혈류 이론이 인정을 받아 기쁘다”며 “저혈압, 당뇨, 손발이 지나치게 찬 경우 등 전신적 혈관질환이 녹내장의 발생에 관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런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들은 반드시 녹내장 전문의의 검진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안과학회 초청강연에 앞서 이 연구 결과들은 지난 수년간에 걸쳐 발표됐으며 SCI논문들에 100회 이상 인용됐다.
[저작권자ⓒ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