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배종범 기자] 국립생물자원관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분포하고 있는 고유식물을 비롯한 멸종위기식물 65종의 염색체를 성공적으로 분석했다고 밝히고, 분석한 65종 중 37종의 염색체 분석 결과를 최초로 공개했다.
분석한 65종 중 제주도에만 분포하는 두잎감자난초의 염색체수는 48개로 이번 연구에서 처음으로 규명해 그간 미진한 난과식물의 염색체 연구에 중요한 기본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야산 정상에만 자라고 있는 가야산잔대의 염색체수는 51개, 최근 남부지역에서 신종으로 보고된 남도현호색의 염색체수는 32개로, 이번에 밝혀진 염색체 정보를 토대로 이들 식물의 산업적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후속 연구가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400여 종의 고유식물이 알려져 있으나 이들의 염색체 정보는 거의 알려진 바 없어 고유식물 자원의 이용을 위한 세포유전학적 기초자료조차 마련되지 못한 실정이다. 이러한 시급한 실정에 따라 우리나라의 모든 고유식물과 희귀식물의 염색체 정보 해독을 목표로 2010년도부터 연구를 착수해「멸종위기종 및 주요생물자원의 염색체연구」사업을 수행했다.
본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구석구석에 있는 고유식물을 수집했고 각 식물마다 갖고 있는 독특한 염색체 특성 파악을 위해 FISH(fluorescence in situ hybridization)와 같은 최근 기술을 이용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금번 연구 결과로 우리나라 고유식물 및 멸종위기식물의 염색체 화상자료와 염색체수에 관한 정보를 수록한 ‘멸종위기종 및 주요생물자원의 염색체(I)’을 공개했다. 동 자료집은 국내뿐만 아니라 영국 큐 왕립식물원등 해외 여러 기관에 배포돼 우리나라 생물주권 확립의 기반을 마련하고 나아가 ABS의정서 발효를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염색체는 모든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집합체로 염색체 정보의 규명은 생물자원의 산업적 활용에 매우 중요한 단서로 제공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야생식물의 염색체 정보를 처음으로 밝혀 본격적으로 공개한 것은 시대적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2010년 10월 나고야의정서가 채택됨에 따라 유전자원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이에 우리나라도 고유한 생물자원의 주권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생물자원 발굴, 확보 및 생물산업에 미칠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해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따라서 염색체 정보 구축이 분류, 육종, 원예, 생명공학 연구분야 등 식물자원 관련 연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생물자원관 야생생물유전자원센터 김수영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우리나라 고유식물과 희귀식물의 실체를 밝히는 데는 물론 생물주권 확립에도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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