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박주환 기자]
한국산 선형동물의 분류학적 연구를 통해 식물에 기생하며 생장저하 또는 고사의 원인이 되는 식물기생선충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분류 동정(Identification, 同定)의 토대가 마련됐다.
식물기생 선충은 수백 μm에서 수 mm 까지로 크기가 다양하고 분류키(key)가 복잡해 전문가들조차 감염여부 판단 및 종동정이 어려웠다.
이로 인해 선충에 의한 피해 여부 및 감염여부를 빠른 시간 내에 규명하기가 어려워 선충의 피해가 지역적, 집단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해 선충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빠르고 정확한 새로운 동정방법개발이 절실한 실정이었다.
국립생물자원관 유전자분석팀은 2008년부터 소나무 등 묘목류와 오이 등의 작물 생장에 피해를 일으키는 주요 식물 기생선충 4과 22종에 대한 염기서열을 국내최초로 분석하고 종 구분이 가능한 마커를 밝혀냈다.
본 연구를 통해 확보한 종들의 유전정보를 국내 최초로 NCBI(미국국립생물정보센터)에 등록해 국내 자생생물의 실체를 규명하고 선충 발생을 초기에 진단 가능하게 함으로써 향후 선충방제를 위한 새로운 길을 열었다.
연구에 사용된 선충의 종에는 봄 들판에 피어나는 쑥의 잎 뒷면에 기생하는 쑥 선충, 양파의 뿌리에 기생하는 마늘줄기선충 등 실제로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주요 식량자원들에 기생하는 선충들이 포함돼 있다.
특히 유전자분석팀은 토마토, 참다래 등 과일 채소류의 뿌리에 기생해 생육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 뿌이번 결과로 기존의 DNA 염기서열 방법을 이용할 경우 3일 이상 소요되던 분류시간이 하루 이내로 대폭 단축 됐다.
국립생물자원관 유전자분석팀의 배창환 박사는 “금번에 개발된 식물기생선충의 분자생물학적 진단법 개발은 앞으로 선충 방제, 외래선충 유입 차단 등 자생식물 보호 및 농산물 수출입검역에 폭 넓게 활용 될 수 있어, 이로 인해 농가 수입증대와 농약사용 절감으로 인한 건전한 생태계 보존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환경오염의 지표가 될 수 있는 선충 종들에 대한 발굴사업도 수행할 것이다”고 밝혔다.
※ NCBI (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 : 염기서열 데이터 베이스 GenBank를 운영중인 미 국립보건원 산하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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