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희귀 신종, 세잎개발나물 500년 만에 이름 가져
국립생물자원관(관장 김종천)은 제4차년도「자생생물 조사․발굴 연구」사업(2009년 6월∼2010년 4월)의 중간결과를 발표하는 자리(11월19일~20일 제주)에서 신종 49종 및 미기록종 249종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 자생생물은 어느 지역에 예로부터 스스로 나서 자라나는 생물을, 신종은 세계에서 처음 보고되는 생물종을, 미기록종은 다른 나라에서는 발표되었지만 우리나라에 살고 있음이 처음으로 확인된 종을 말한다.
환경부는 한반도에는 약 10만종의 자생생물이 분포할 것으로 추정하지만 그동안 알려진 생물종이 3만여종에 불과해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나머지 자생생물을 찾아내려는 목적으로 본 사업을 2006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2006년~2008년 3년 동안 곤충, 하등식물 등 6개 분야에서 관련 전문가 60여명이 참여(사업단장: 김병진 원광대 교수)해 총 2800여종의 미기록종 및 신종을 발굴했다. 올해 사업은 미기록 신종 발굴 조사팀, 표본확보팀으로 나누어 곤충, 하등식물 등 8개 분야에서 관련 전문가 100여명이 참여(사업단장: 선병윤 전북대 교수)해 사업을 추진중이다.(2010.4월 완료)
대한민국 전 영토에 분포․서식하고 있는 자생생물은 21세기 국가경쟁력을 주도할 생물산업(의약품, 식품 등)의 원천재료로 올해 조사에서 밝혀진 신종 49종, 한반도 미기록종 249종 중에서도 특별히 의미가 있다.
전세계적으로 20여종이 서식하고 있는 개발나물 종류 중에서 잎이 유일하게 3장만 달린 식물을 우리나라 강원도 지방에서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그 이름을 ‘세잎개발나물’로 정했다.
(세잎개발나물)
본 식물이 속하는 미나리과 식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Downie 교수(미국 일리노이대학)와 함께 분자시계 방법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새로 발견된 세잎개발나물은 가장 가까운 종인 일본의 ‘Sium serra’와 약 500만년 전에 분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 분자시계(molecular clock)란 특정 유전자가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나는 돌연변이의 발생 횟수를 파악해 생물 종의 분리 연대를 추정하는 방법.
앞날개가 거의 투명해 나비수집 애호가에게 인기가 높은 유리나방과에서 신종 4종과 식물의 해충을 잡아먹는 장님노린재과에서 5종의 미기록 곤충이 발굴됐으며 최근 자생생물 발굴이 부진했던 이끼류(선태식물)에서 Calypogeia angusta(목걸이이끼속 식물) 등 12종의 미기록종이 발견됐다.
또한 어느 지역에도 정착하지 않고 떠돌이 생활을 하는 해양동물인 귀조개삿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동해안에서 발견됐으며, 다른 동물에 기생 또는 공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요각류에서 신종 5종이 강릉과 순천 앞바다에서 발굴됐다.
제주에서는 와편모조류 12종이 발견(미기록종)됐으며 이 중에는 주로 아열대지역에 살고 있는 와편모조류 2종이 포함돼 있어 제주 주변 해양생태계의 환경이 지구온난화로 등으로 변화고 있음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이끼류 미기록)
다양한 물질을 분해해 여러 종류의 효소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신종 Soonwooa buanensis(국명 미확정)는 전북 부안 해안에서 세계 최초로 발견돼 국제계통진화미생물학회 학술지에 신종으로 발표됐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2014년까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국외전문가와의 협조를 통해 인력풀을 확보해 그간 밝혀지지 않은 우리나라 자생생물을 신속히 찾아내는 데 더욱 주력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홍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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