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 신소재공학과 이경진 교수를 주축으로 한 삼성전자 오세충 박사,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승영 박사, 포스텍 물리학과 이현우 교수의 산학연 공동연구팀이 차세대 메모리인 STT-MRAM(스핀토크 자기메모리)에서 발생하는 오동작의 원리를 규명하고 양자효과 조절을 통해 오동작을 방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교과부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박찬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삼성전자의 산학과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지원을 받았으며 물리학 분야의 저명 국제 과학저널인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지 10월 25일자로 게재됐다.
STT-MRAM은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자석에 전압을 인가할 때 자석의 자화방향이 바뀌는 스핀전달토크(spin-transfer torque)를 이용하는 방식의 비휘발성 메모리로서 현재 기술적 한계로 인식되는 30나노급 이하의 초미세 공정이 가능한 차세대 메모리이다.
이 메모리를 개발한 국가와 기업이 향후 메모리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돼 선진국과 전 세계 주요 반도체 회사에서 연구개발 중이다. 그러나 STT-MRAM은 빠른 속도로 구동할 때 오동작이 발생하는 문제가 존재해 상용화에 중대한 걸림돌이 돼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오동작이 스핀전달토크의 특이한 전압의존성에 의한 것임을 밝혀냈으며 자성전극의 양자효과를 조절해 스핀전달토크의 전압의존성 제어에 성공하고 이러한 오동작이 일어나지 않는 STT-MRAM을 구현했다.
이번 연구의 총괄을 맡은 이경진 교수는 "대부분의 메모리 소자들에 대한 연구가 크기가 작아질 때 생기는 양자효과를 어떻게 하면 피할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진데 반해 STT-MRAM의 경우 양자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더 우수한 특성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연구의의를 설명하고 "이번 연구는 기초학문이 실제 기업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이론적 토대가 된다는 좋은 예이다"며 기초학문의 중요성을 밝혔다.
아울러 삼성전자 오세충 박사는 "STT-MRAM을 먼저 개발하기 위해 전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 간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STT-MRAM의 핵심문제를 앞서 해결함에 따라 우리 기술력의 우수성을 확인하고 미래 신 성장 동력과 먹을거리 창출은 바로 기초과학이 결정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산학연 공동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고려대 이경진 교수가 공동연구를 총괄하고 삼성전자 오세충 박사가 소자 및 실험 설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승영 박사가 특성 분석, 포스텍 이현우 교수가 이론적 고찰을 각각 담당했다.
허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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