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첨단 MEMS 기술로 제작한 초미세 거울을 이용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해 빠르게 움직이는 광원을 순간적으로 포착하고 고속 추적하는 카메라 및 망원경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되었다. 이번 연구는 이화여자대학교의 MEMS 우주망원경 창의연구단(단장 박일흥 교수)이 추진했다.
박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추적망원경(MTEL; MEMS Telescope for Extreme Lightning)은 소형이지만 광시야각 감시와 초고속 확대 및 추적 기능을 동시에 갖춘 최초의 차세대 우주망원경이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작동할 경우 이 우주망원경은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지상의 광원 또는 물체도 포착할 수 있다. 만약 지상에서 작동하면 1m 앞에서 날아가는 총알도 쫓는 것도 가능하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MEMS 초미세 거울은 모든 방향으로 연속적으로 빠르게 방향을 바꿀 수 있도록 설계돼 무작위로 예기치 못한 지점에서 발생하는 섬광은 물론시야각 안에서 움직이는 어떤 방향의 광원 및 물체도 추적 기록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박 교수 연구팀은 미러와 관련된 추적 카메라 및 망원경의 기초기술에 대해 국내 및 국제 특허 28건을 출원했다. 우주망원경의 원리와 제작과정 및 테스트 결과는 세계적 광기술분야 전문잡지인 Laser Focus World의 2월호에 News breaks 기사로 소개될 예정이다. 광학분야 국제 학술지인 옵틱스 익스프레스에 지난해 12월호에 실렸다.
이 망원경은 지난 10월 러시아우주국에서 모든 우주환경 인증시험을 통과하고 Tatiana-2라고 불리는 러시아 인공위성에 탑재돼 현재 최종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 과학위성은 오는 4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루 기지에서 소유즈-2 로켓에 의해 발사된다. 최근 메가번개로 소개되고 있는 고층대기 극한방전 현상의 규명을 주요 임무로 1년 이상 800km 우주 상공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박 교수는 “개발한 초미세거울을 이용한 추적기술은 감시카메라의 차세대 기술은 물론 국방 관련 다중목표감시 및 동시추적 카메라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추적 망원경 개념을 더욱 확장한 대형 MEMS 우주망원경을 제작해 빅뱅 다음으로는 우주의 최대폭발인 감마선폭발과 같이 무작위로 발생하는 극한 천체 현상의 초기 순간의 최초 관측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2년 발사할 미국 NASA 소형 인공위성의 활용과 관련해 미국 NASA 및 대학들과 의향서를 교환했다.
<용어설명>
● MEMS 기술 (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 Technology) 미세 기술로서 기계 부품, 센서, 액츄에이터, 전자 회로를 하나의 실리콘 기판 위에 집적화 한 장치를 가리킨다. 주로 반도체 집적회로 제작 기술을 이용해 제작되지만 반도체 집적회로에서 평면을 가공하는 프로세스로 제작할 때 입체 형상을 만들어야 하므로 반도체 집적회로의 제작에서 사용되지 않는 여러 다른 제작기술이 포함된다.
현재 제품으로서 시판되는 것으로는 잉크젯 프린터의 헤드, 압력 센서, 가속도 센서, 자이로스코프, 프로젝터 등 이 있다. 응용 분야가 다양해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제2의 DRAM이라고도 말하고 있다.
● 메가번개 (Transient Luminous Events: TLE, 고층대기 극한방전 현상) 국제 우주정거장 체류기간 동안 한국 우주인 이소연 박사도 우연히 맨눈으로 목격한 고층대기 극한방전 현상이다. 구름 위로 번개가 있을 수 없다는 기존 상식을 뒤집고 매우 최근에 발견된 자연 현상. 구름 위 상층부에서 발생하여 위 또는 아래쪽으로 진행하는 대규모의 방전현상으로 스프라이트(sprite), 블루제트(blue jet), 자이언트 제트(giant jet), 엘브(elve)등의 다양한 종류가 보고되고 있으나 발생원인과 진행과정 등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CCD 카메라로 높은 산에서 촬영되었으나 초기 순간 관측이 아직 없다. 우주에서 직접 내려다 보면서 촬영한 기록 및 연구도 없는 상황이다.
● 감마선폭발 (Gamma Ray Burst: GRB) 빅뱅이후 현재까지 알려진 우주의 가장 큰 폭발. 하루에 하나 정도로 초단위에서 수일의 매우 짧은 지속시간동안 빛을 발한다. 그리고 무작위로 일어남이 2004년 발사된 NASA의 중대형 인공위성 Swift에 의해 보고되고 있다. 아직 이들 폭발의 모체 및 메카니즘이 규명되고 있지 않으나 블랙홀과 중성자별의 병합, 또는 거대 초신성의 붕괴 등의 가설로 설명하고 있다.
● Laser Focus World 미국 Pennwell 사에서 매월 발행하는 세계적인 광분야 전문 잡지. 광전 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과학기술자, 연구자들에게 응용분야 및 시장정보를 전달함을 목적으로 한다. 기술적, 상업적으로 의미가 있는 최신기술 및 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보고함. (http://lfw.pennnet.com/home.cf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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