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4년 11월 27일 ‘사랑을 담은 정성어린 치료’를 목표로 개원한 자이툰 병원이 3년 9개월 만인 10월 30일부로 현지인 진료를 종료했다.
부대는 이날 박선우 자이툰부대장(육군 소장)과 자밀 알리(Jamil Ali) 쿠르드지방정부(KRG) 보건복지부차관 등 부대와 KRG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지인 진료 종결 기념행사를 가졌으며 마지막 88,805번째 환자에게 쾌유를 기원하는 꽃다발과 선물세트를 증정했다.
행운의 주인공인 88,805번째 환자는 아르빌 변두리 마을에 살고 있는 이스라 아즈란(Isra Azran, 6세)이라는 어린이로 만성 편도염과 아토피 피부염 때문에 자이툰 병원을 찾았다.
아즈란 어린이의 어머니는 “딸을 위해 행사를 열어주고 정성껏 진료해 준 자이툰 병원에 너무 감사 한다”면서 자이툰 병원의 진료 종결을 아쉬워했다.
담당 군의관 김민범 해군 대위(34, 군의 37기)는 “아즈란 어린이는 만성 편도염을 앓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약물 치료를 받으면 빠른 시일 내로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자이툰 병원은 심장세동제거기, 치과유니트 등 46종의 외과장비와 생화학 자동분석기, 위 내시경, X-ray 등 24종의 첨단 진료장비를 갖추고 전문 군의관 10명, 간호장교 4명을 포함 50여 명의 전문 의료진이 일반외과, 정형외과, 내과 등 9개 진료과목을 대상으로 24시간 진료 시스템을 구비하고 있어 현지인들로부터 아르빌 최고의 병원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또한 현지에서 치료가 제한되는 환자에 대해서는 4회에 걸쳐 방한치료를 지원해 왔는데 그동안 12명의 심장병 환자와 2명의 사지절단 환자가 한국에서 치료를 받았고 올해는 지난 9월에 6명의 심장병 어린이들이 한국을 방문해 수술을 받았다.
자이툰 병원이 이렇게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아르빌의 낙후된 의료수준과 고가의 진료비용 때문이었다.
아르빌 지역은 전쟁과 폭정으로 기본 의료시설과 장비부족이 심각하고 전문교육을 이수한 의료인력도 부족할 분만 아니라 필수 의약품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병원 진료비가 일반인들의 생활수준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첨단의 시설과 장비, 전문 의료진을 갖춘 자이툰 병원이 당연히 큰 인기를 끌게 되었고 개원 이래 일일 평균 130여명의 환자를 진료해 왔다.
박선우 자이툰부대장은 “자이툰 병원은 현지인들에게 내 가족을 돌본다는 마음으로 보다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비록 명에 의거 병원 진료를 종료하지만 자이툰병원의 헌신적인 사랑의 인술로 현지인들의 민심을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한편 자이툰 병원의 현지인 진료는 종료되지만 부대가 철수를 완료할 때까지 응급진료 체제로 전환해 부대 장병과 동맹군의 진료임무는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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