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로 열 돌을 맞아 지난 10월14일 폐막식을 끝으로 9일간의 행복한 축제를 마쳤다. 1996년 한국의 첫 국제영화제로 출범한 부산국제영화제는 그 동안 새로운 아시아 영화를 발견하고 재능 있는 아시아 감독들을 발굴한다는 기치 하에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자리 잡았다. 첫 해 27개국 170편의 상영작으로 시작했던 부산국제영화제는 10회째인 올해 73개국 307편의 영화를 상영해 총 19만 2천여 명의 관객들을 동원하였다. 이는 양적인 성장은 물론이고 질적으로도 대단한 성장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한발 다가가는 영화제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객과 소통하는 영화제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과 중에 가장 큰 성과는 영화제 발전의 일등공신인 '관객'들을 위한 행사와 시도가 다양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상영 스크린 수를 지난해 17개에서 33개로 배 가까이 늘려 총 28만 3천여 좌석을 확보해 상영작들의 조기 매진으로 인한 관객들의 불편을 해소해주었다. 지난해 80%가 넘는 관객점유율을 60% 선으로 떨어뜨림으로써 쾌적한 영화 관람환경을 조성할 수 있었던 것. 이와 함께 보다 원활한 티켓 예매 시스템 마련과 다양한 티켓 할인행사를 준비해서 관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던 점 또한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었다. 지난 해에 이어서 '마스터클래스', '감독/배우와 영화보기', '오픈토크', '아주담담(亞洲談談)', 대폭 확충된 'GV' 등 관객과 영화인과의 만남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또 올해 처음으로 '관객카페', '시네마틱 러브', '오픈콘서트', 각종 관객이벤트와 '관객과 함께 하는 폐막파티' 등 관객참여형 행사들을 시행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는 기존에 진행되었던 스타 위주의 홍보와 흥행의 행사에서 벗어나 진정한 영화 매니아들과 감독, 배우들 간의 격 없는 소통을 시도 했다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필름마켓 출범의 토대 마련
부산국제영화제의 영화 및 프로젝트 마켓인 부산프로모션플랜(PPP)의 성공적 개최로 내년 출범예정인 '(가칭)부산필름마켓'의 전망을 밝게 함은 물론이고, 실질적인 경제 효과도 쏠쏠하게 보았다. 영화 ‘새드무비’는 ‘내머릿속의 지우개’가 새웠던 한국 멜로영화사상 일본 최고 수출가인 32억원을 갱신했다고 발표했고, 폐막작 ‘나의 결혼원정기’와 ‘가발’ 등도 일본에 판매가 완료됐으며 ‘외출’과 ‘첼로’ 등도 북미, 영국 등지에 팔리는 등의 성과를 올렸다.
한국은행 부산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생산유발효과 380억원과 부가가치유발효과 140억원을 더해 총 52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지녔다고 평가했다. 이번 1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해보다 각 분야에서 16%~20%의 상승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서, 변화된 수치를 대입해 환산해 보면 총 6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낸 것으로 보여 진다. 이것은 부산국제영화제가 단순히 영화 축제의 차원이 아니라 부산 경제에 막대한 이득을 가져다주는 경제행사로 발전해 가고 있다는 뜻이 된다.
-아시아영화와 부산국제영화제의 미래 비전 제시
이번 10회 부산국제 영화제에서는 10주년 기념 전시회와 10년사 책자, 사진집 발간을 통해 지난 10년간의 역사를 정리하고, 아시아영화와 한국영화의 미래 비전을 제시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문화관광부가 1600여 억원을 들여 추진하겠다고 밝힌 ‘부산 영상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종합계획’의 첫 시동이 걸린 원년이라는 데서 잠재적인 문화적, 경제적 효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제 개최 기간 중에 발표된 이 계획에 따르면 부산영상센터, 영상후반작업기지, 영화체험박물관, 문화컨텐츠컴플렉스 등이 들어서 부산이 명실상부한 ‘아시아의 영상허브’로 구축될 예정이다. 이 계획이 완성되는 2011년에는 생산유발효과 7122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2402억원, 고용유발효과 9713명 등 총 9524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낳게 될 것 이라고 삼성경제연구소는 전망했다. 이는 문화와 경제 두 마리의 커다란 토끼를 잡는 격이다. 올해 행사에서 2008년 완공을 목표로 부산국제영화제 전용관인 ‘부산영상센터’ 건립식이 있었고, 내년에는 아시아 영화 및 애니메이션, 영상의 전 세계 배급을 목표로 하는 부산필름마켓(BFM)이 창설될 예정이어서 명실공이 부산과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영상산업의 최대도시와 최대시장으로 부각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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