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진정한 기인"…최양락 "형님 덕에 지금 내가 있어"

[시사투데이 = 정명웅 기자] '개그계 대부' 전유성이 지난 25일 세상을 떠나자 코미디계가 깊은 슬픔에 빠졌다. 별세 이튿날에도 연예계 동료들이 고인의 부재를 안타까워하며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방송인 이상벽은 26일 '개그계 대부' 전유성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는 "전유성은 개그라는 장르를 개척한 개그의 창시자"라며 "K-컬처가 왕성해지고 있는 대한민국에 '아이디어 뱅크' 전유성이 좀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내줬어야 하는데, 그의 출중한 재주까지 고인과 함께 묻힌다는 사실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빈소에는 조문 첫날부터 연예계 선후배 동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은 김학래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이었다. 그는 고인이 세상을 떠난 뒤 빈소를 정하는 과정부터 유족들과 함께했으며, 아침 일찍부터 조문객들을 맞았다.
뒤이어 굳은 얼굴로 빈소를 찾은 코미디언 이홍렬은 전유성의 영정 앞에 서자마자 큰 소리로 오열했다.
그는 조문을 마친 뒤 "그동안 병석에서 보기 애처로울 정도로 많이 고통스러워하셨는데, 이제는 아프지 않고 편안하시겠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며 "허참 형님과 더불어 제가 가장 존경하는 선배님이셨고, 늘 웃음만 생각하셨던 개그맨 1세대였다. 국민들의 고단한 삶을 위로하는 역할에 항상 앞장서신 선배님을 위해 국민들도 명복을 빌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소 전유성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던 최양락·팽현숙 부부도 빈소에 들어서며 황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최양락은 "데뷔하자마자 제일 먼저 만난 어른이 전유성 형님이었다"며 "형님은 대본 중심의 옛날 코미디에서 토크 형식의 개그로 그 영역을 넓히신 분이다. 형님이 없었다면 저도 개그맨이라는 직업이 아닌 엉뚱한 직업을 하고 있었을 것이고, 아내 팽현숙도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떠올렸다.
그는 "형님이 갑자기 전화해 '내가 곧 죽을 것 같은데 네가 보고 싶다'고 하셨다. 당시 일본이었는데 촬영이 끝나자마자 달려갔다. 그게 불과 3일 전이었다"며 "아마 형님은 천국에서도 '천국도 막상 와 보니 엉성한 게 많아. 여기서도 일주일에 한 번씩 콘서트를 열어야겠어'라며 아이디어를 내고 계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코미디언 심형래는 "제게 친형 같은 분이다 보니 어제는 마음이 먹먹해 방송도 잘 못하겠더라"며 "굉장히 이른 나이에 돌아가셨는데 술을 조금 덜 드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이외에도 배우 성병숙, 코미디언 김경식, 이동우, 최승경, 박승대, 윤성호, 신봉선, 오나미, 김경아, 이정수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과 생전 오랜 친분을 나눈 이수만도 애도를 전했다.
SM엔터테인먼트 설립자인 이수만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어릴 적 같은 교회에 다녔던 사이"라며 "진정한 기인이었다. 박학다식하고 아이디어의 차원이 남다른 분이었고 후배 양성에 진심이셨다"고 기억했다.
가수 겸 방송인 김희철도 "제게는 예능 입문 스승이셨다"며 "제가 무엇이든 빠르게, 급하게 하는 성격이 있었는데, 좀 천천히 임하도록 연습시켜주셨던 그때의 레슨이 너무 그립다"고 애도했다.
전 배우자였던 가수 진미령을 비롯해 개그맨 박준형·김지혜 부부, 이윤석, 이수지, 김시덕, 배우 송승환 등은 근조 화환을 보내 애도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경수 대통령실 직속 지방시대위원장, 방송 관계자들의 근조 화환도 줄을 이었다.
고인의 장례는 이날부터 28일까지 희극인장으로 치러진다. 28일 오전 6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영결식이 거행되며 오전 7시30분께 고인이 생전 활발히 활동한 KBS 일대에서 노제가 진행된다.
시사투데이 / 정명웅 기자 hoon166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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