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투데이 = 이윤재 기자] 하정우-공효진-이하늬-김동욱 네 명의 배우가 좁은 아파트 공간에서 욕망과 웃음을 폭발시키는 독특한 블랙 코미디 영화 <윗집 사람들>이 연말 극장가를 찾는다.
매일 밤 이어지는 층간소음은 이미 메말라 있던 아랫집 부부 정아와 현수의 일상에 깊은 균열을 남긴다. 침묵과 거리감에 익숙해진 그들 위로 윗집 부부의 과감한 기운이 매일 밤 진동처럼 전달된다.
결국 정아는 충동적으로 윗집 부부를 집으로 초대하며 뜻밖의 식사 자리가 펼쳐진다. 낯선 네 사람이 한자리에서 마주한 순간 묘한 긴장감이 식탁 위로 번진다.
윗집 아내 수경은 처음 보는 두 사람에게도 자연스러운 친근함을 드러낸다. 콧수염을 기른 윗집 남편은 능청스러운 표정과 대담한 태도로 분위기를 이끈다. 대화는 가벼운 농담처럼 시작되지만 금세 선을 넘나드는 제안으로 이어진다.
정아는 그 제안의 실체가 궁금해 호기심을 숨기지 못한다. 반면 현수는 알 수 없는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한다.
하정우 감독은 말맛과 리듬을 중시하는 연출 스타일을 이 작품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낸다. 한정된 아파트 구조는 인물들의 감정을 밀도 있게 눌러 담는다.
공간의 제약은 오히려 대사와 시선, 호흡의 힘을 극대화한다. 네 배우의 연기 앙상블은 작은 공간을 거대한 무대처럼 확장시킨다.
서로 다른 말투와 에너지를 가진 캐릭터들은 대화를 주고받을 때마다 새로운 긴장을 만들어낸다. 예상치 못한 행동을 이어가는 윗집 부부는 아랫집 부부의 일상에 교란을 일으키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잔잔한 코미디가 이어지며 영화는 부부 간의 탐색전처럼 흘러간다.
두 부부의 관계와 속내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드러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영화는 자연스럽게 19금 코미디 소동극으로 확장된다. 말맛이 살아 있는 대사들은 긴장과 웃음을 동시에 이끌어낸다. 하정우는 배우로서의 감각을 연출로 옮겨와 속도감 있는 대화극을 완성한다.
네 배우는 작은 공간에서 감정의 층위를 풍부하게 쌓아 올린다. 성적인 농담과 은근한 긴장이 교차하는 순간마다 관객은 색다른 재미를 경험한다. 결국 영화는 욕망의 방향과 관계의 본질을 유머와 불편함 사이에서 탐색한다.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묘한 리듬은 기분 좋은 여운을 남긴다.
〈윗집 사람들〉은 2025년 12월 3일 오늘 개봉하며, 네 배우의 앙상블과 하정우 감독의 새로운 시도를 선보일 예정이다.
시사투데이 / 이윤재 기자 sisa_leey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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