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배터리 열폭주로 초진에만 10시간…이후 연기 빼는 작업만 6시간 이상

[시사투데이 = 박미라 기자] 정부 전산시스템 서버와 데이터베이스를 대규모로 보유·관리하는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전산실 화재 복구 작업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재 이틀째를 맞아 일단 큰 불길은 잡았지만, 리튬이온배터리 특성상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은 데다 다량의 연기로 현장에 진입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27일 대전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 10시간 만에 큰 불길을 잡고, 현재 6시간 넘게 연기를 빼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리튬이온배터리 열폭주(배터리가 손상돼 양극과 음극이 직접 닿으면서 짧은 시간 안에 온도가 최대 섭씨 1천도까지 오르는 현상)가 계속되면서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창이 없는 구조로 열기와 연기를 배출하지 못하면서 한때 내부 온도가 160도까지 치솟기도 했다.
전산실에 쌓여있던 리튬이온배터리 팩 384개는 모두 소실된 상황이다.
리튬이온배터리 화재는 한번 불이 나면 꺼지기 어렵고, 불이 꺼진 것처럼 보이더라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소방당국은 연기와 열을 외부로 배출하는 한편, 내부 배터리팩을 물에 담가 반출한다는 계획이다.
송풍기를 이용해 배연 작업을 하고 있지만, 현장에 그을음과 연기가 가득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산실은 일정한 온도와 습도 유지가 필요한데, 화재로 항온·항습기가 고장 나면서 서버 전원은 모두 끈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의 가동이 중단됐다.
국정자원은 장비를 조달해 데이터를 긴급 복구한다는 방침이지만,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국정자원 관계자는 "아직 열기가 빠지지 않아서 복구작업에 착수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복구가 언제 끝날지는 열기가 빠지고 소방 안전 점검 끝나고 서버를 재가동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6일 오후 8시 20분께 대전 유성구 화암동 국가정보자원관리원 5층 전산실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폭발로 불이 나 9시간 50분 만인 이날 오전 6시30분께 큰 불길이 잡혔다.
불은 배터리 교체 작업을 위해 전원을 차단하던 도중 발생했으며, 이 과정에서 작업하던 업체 직원이 얼굴과 팔에 1도 화상을 입었다.
시사투데이 / 박미라 기자 472401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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