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관심에 '케데헌' 열풍까지…8월 한 달간 일평균 2만8천명 몰려
이달 말 보존과학센터 개관 예정…"일상에서 문화 즐기는 박물관으로"

[시사투데이 = 이지혜 기자] 올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이 처음으로 500만명을 넘어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이 총 501만6천382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1∼10월 관람객 수(295만5천789명)와 비교하면 69.7% 증가했다.
올해 관람객 가운데 내국인은 483만677명, 외국인은 18만5천705명이다.
외국인 관람객 수는 역대 최다였던 2024년(19만8천85명)을 넘어 처음으로 2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박물관 측은 전했다.
연간 관람객이 500만명대를 기록한 건 1945년 박물관(당시 국립박물관) 개관 이후 처음이다. 국립박물관 80년 역사 기준으로 역대 최다 관람객 수치다.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큰 가운데,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폭발적인 인기를 끈 영향이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연간 관람객 500만명대는 전 세계 박물관·미술관 상위 5위권 수준이다.
영국에 본부를 둔 미술 매체 '아트 뉴스페이퍼'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해 관람객이 가장 많이 찾은 박물관은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으로 873만7천50명을 기록했다.
이어 바티칸 박물관(682만5천436명), 영국박물관(647만9천952명), 메트로폴리탄 미술관(572만7천258명), 테이트 모던(460만3천25명)이 2∼5위를 차지했다.
박물관은 올해 초부터 관람객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1∼2월에는 월별 관람객이 각각 51만3천262명, 54만3천361명을 기록하며 두 달 연속 50만명을 넘었고 8월에는 86만4천977명까지 치솟았다. 8월 한 달간 하루 평균 약 2만8천명이 박물관을 방문한 셈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8월은 여름방학과 휴가철이 겹치며 관람객이 가장 많이 찾았다. 대학생과 젊은 세대, 관광객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추세라면 연말까지 연간 관람객이 600만명에 근접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박물관은 소속 지역박물관 관람객 추세도 주목하고 있다.
올해 국립중앙박물관과 소속 국립박물관 13곳의 총관람객 수는 1천129만6천254명으로, 2023년과 2024년에 이어 3년 연속 1천만명대를 달성했다.
국립경주박물관 관람객 수가 134만9천3명으로 소속관 중 가장 많았고 부여(76만8천994명), 공주(68만4천377명), 대구(60만926명) 등이 뒤를 이었다.
중앙과 지역을 합친 관람객 수는 프로야구 연간 누적 관중(10월 4일 기준 1천231만2천519명)에 가까운 수치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K-컬처의 확산과 함께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 규모가 프로야구 관중 수준에 이를 만큼 확대됐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달 말 용산 개관 20주년을 앞두고 있다.
박물관은 디지털, 인공지능(AI) 등 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문화유산을 보존·관리할 수 있는 '문화유산 종합병원'인 박물관 보존과학센터를 28일 개관한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며 인간 이순신(1545∼1598)을 조명하는 특별전, 카타르 이슬람 예술박물관 소장품을 소개하는 '이슬람실' 상설 전시 등도 예정돼 있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품 가운데 로버트 리먼(1891∼1969)의 수집품도 11월 한국을 처음 찾는다.
유 관장은 "관람객 중심의 전시 콘텐츠를 확장하고 관람 환경 개선, 문화유산 보존·관리 기능 강화 등 일상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박물관으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시사투데이 / 이지혜 기자 sisatoday00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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