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조직원 행동강령 교육…10대도 포함돼있어

[시사투데이 = 이윤지 기자] 20여년 전 와해된 폭력조직 ‘남부동파’를 재건하려던 ‘신남부동파’ 일당 34명을 경찰이 검거했다.
14일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폭력단체 구성 및 활동 등 혐의로 신남부동파 조직원 3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가운데 조직의 부두목 A(45)씨 등 9명을 구속하고, 도주한 조직원 5명은 지명수배했다. 또한 베트남에 체류 중인 2명에 대해서 여권 무효화와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도 내렸다.
이들은 서울 강서구 일대에서 활동하며 보도방(미등록 직업소개소) 업주 등에게 ‘보호비’ 명목으로 매달 20만~150만원씩 총 1억원을 갈취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1980년대 영등포구 인근을 근거지로 하던 ‘남부동파’가 전신인 신남부동파는 2003년 두목 전모씨 등 조직원들이 대거 경찰에 검거되면서 와해됐다. 당시 신남부동파를 추종했던 A씨는 2007년 조직에 들어가 신규 조직원을 대거 영입했다고 한다.
특히 이들은 10대부터 30대에게 조직 가입을 권유하거나, 교도소 내에서도 신규 조직원을 물색해 영입하는 등 세력을 확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남부동파의 정식 조직원은 37명으로 파악되는데, 이 가운데 40%가 넘는 16명은 최근 5년새 새로 가입했다. 전체 조직원 중 20대가 2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대부분 무직·일용직이었다.
신규 조직원이 되면 합숙소에서 3개월간 지내며 행동강령을 교육받았다. '형님을 만나면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인사처세)'거나 편지를 받을 때 '보내주신 서한을 두 손 모아 감사히 받아보았습니다 형님(서신처세)'이라고 말해야 한다는 등의 교육이었다.
이와 함께 휴대전화는 항상 켜둬 연락 체계를 유지하고, 반경 50km 이상 이동할 일이 있으면 일주일 전 보고하는 식의 행동강령도 있었다. 이들은 행동강령을 어기는 조직원에게 집단 폭행도 가했다. 이 과정에서 감시와 폭력에 시달려 조직원 10명이 자진해서 조직을 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관계자는 "첩보 수집과 면밀한 수사를 통해 조직을 와해시켰다"며 "조폭 전담수사팀을 중심으로 폭력조직을 '발본색원'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전했다.
시사투데이 / 이윤지 기자 journalist-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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