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 이윤지 기자] 인천 계양산을 시커멓게 뒤덮은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로 등산객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윤환 계양구청장이 국민들을 향해 "좀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일 취임 3주년 간담회에서 윤환 계양구청장은 "계양산 서식 환경이 좋아서 그런지 러브버그가 모여 살고 있다"며 "해충이라면 박멸 작업을 했겠지만, 익충에 가까운 데다 토양 정화 기능도 있어 강력한 방제는 어렵다"고 전했다.
덧붙여 "전멸시켰다면 환경단체 항의가 거셌을 것"이라며 "국민들이 좀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윤 구청장의 발언에 온라인 상에 비난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러브버그는 엄연한 해충", "벌레 싫어하는 사람은 계양산 올라갔다가 기절할 판인데 참으라니", "계양산에서 텐트치고 직접 지내봐라", "음식점이며 가정이며 난리인데 이게 해충이 아니면 뭔가" 등의 글을 남기며 윤 구청장을 힐난했다.
실제 러브버그는 계양산에 오른 등산객 몸에도 달라붙어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자리를 피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고, 계양산 밑 주택과 식당에도 러브버그가 몰려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등산로 계단과 밧줄 손잡이는 물론, 나무 울타리와 정상석까지 러브버그가 시커멓게 뒤덮었고, 사체가 쌓여 악취를 풍겼다.
이에 계양구는 지난달 30일부터 방제 작업을 시작했다. 구는 계양산 정상 부근 곳곳에 ‘끈끈이 트랩’을 설치했고, 러브버그 사체를 치웠다. 주택 등에는 방역차량을 보내 방제 작업도 펼치고 있다.
계양구 관계자는 “현재 러브버그가 현저히 줄어든 상태”라고 밝혔다.
시사투데이 / 이윤지 기자 journalist-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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