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지연 기자] 축분뇨 오폐수, 폐축사 악취 등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온 여수시 한센인촌 거주민들의 고충이 해결의 실마리를 드러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9일 배수펌프장 관리‧운영 갈등 해소 및 폐축사 정비대책을 요구하는 여수시 한센인촌(도성마을) 정착민들의 집단민원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여수 도성마을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센병원인 ‘광주나병원’이 1928년 여수시 율촌면 일대로 이주해 있는 곳이다. 광주나병원은 1935년 ‘애양원’으로 개칭했다. 1976년 정부의 이주 정책과 애양원 퇴소자 206여 명의 한센인들이 모여 살면서 만들어진 정착촌이다.
정착민들은 자립을 위해 축산업을 주 수입원으로 삼아 왔으나 현재 평균 80세 이상의 고령으로 대부분 축산업을 그만두고 정부지원금으로 생활하고 있다. 폐축사 507동이 방치돼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마을은 2010년 제방 수문과 축분뇨‧오폐수배수처리시설을 포함한 배수펌프장 관리‧운영권을 여수해양수산청으로부터 이관 받아 12년 이상 직접 관리해 오면서 시설 관리‧운영에 따른 과다한 전기료는 마을에 큰 부담이 됐다. 침전지 내 퇴적된 축분뇨로 인한 악취로 주거환경도 취약한 상태다.
권익위의 조정안을 통해 여수시는 지금까지 마을이 직접 관리하던 제방 수문과 배수펌프장 관리‧운영권을 인수하기로 했다. 또한 시설 개보수, 노후시설 철거, 배수펌프장 내 퇴적오염물 준설작업 등의 시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폐축사 철거 등 환경개선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여수지방해양수산청은 마을에서 관리하던 제방 수문과 배수펌프장 관리‧운영권을 여수시로 이관하고 제방 수문 해양 방면 퇴적 토사 등을 주기적으로 정비해 저지대 침수와 환경피해 예방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권익위 이정희 부위원장은 “한센인촌인 도성마을의 40년 이상 된 숙원을 해소할 수 있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한센인 정착촌 환경‧복지 등 문제해결을 위해 관계 부처와 지자체, 의회, 언론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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