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진실여부는 검찰의 몫이라고 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기부금 운용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정의연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정의연 전 이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윤미향(56) 당선인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말과 함께 기부금 운영의 잘 못도 우회적으로 지적, 검찰의 수사 방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할머니는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연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말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첫 기자회견 후) 생각하지 못하는 것들이 나왔더라. 그것은 검찰에서 (해결을)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정신대대책협의회가 위안부 문제를 하는데, 거기 해당하지도 않는데 뭐하러 그 사람들이 사죄하겠나"라며 "30년 동안 사죄 배상을 요구하며 학생들까지 고생시켰다. 학생들 돼지(저금통) 털어서 나오는 그 돈도 받아서 챙겼다"라고 했다.
지난 19일 저녁 정의연 전 이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윤미향(56) 당선인과 만난 일에 대해선 "무엇을 용서하나. 뭘 가져와야 용서를 하지"라며 용서한 적도, 할 의향도 없음을 강조했다. .
이어 "속이고 이용하고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사람이 받아먹었다. 무슨 용서를 바라나"며 윤 이사장을 지목했다.
그는 "(윤미향에게) '보니까 엄청나더구나. 그것은 검찰에서도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대구 남구 봉덕동의 한 찻집에서 첫 기자회견을 열고 "수요집회에 가면 학생들이 용돈을 모아 내지만, 이 돈이 할머니들에게 쓰인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정의연 후원금 유용과 경기 안성 쉼터 매입 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며 정의연에 대한 시민사회의 고발이 잇따랐다.
현재까지 시민단체 등의 정의연 상대 고발은 10건이 넘는다.
윤 당선인의 남편인 김삼석씨 역시 자신이 운영하는 언론사 홈페이지에 윤 당선인 개인명의 계좌를 올려 후원금을 모은 혐의로 시민단체에 고발당한 상태다.
수사에 나선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지난 20일과 21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정의연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정치권 역시 윤 당선인에 대한 당의 입장 등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오는 30일 윤 당선인의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되는 만큼 검찰의 수사 방향과 수사 속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이 할머니의 답변이다.
-윤미향 당선인이 오늘 오지 않았는데 마음이 어떤가. 윤 당선인이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기자회견 한다고 오라고 했다. 아직 그 사람은 자기가 당당하게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죄를 지었으면 죄(벌)를 받아야지"
-윤 당선인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길 바라는지.
"그건 내가 할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했으니까 나는 말 안 하겠다"
-2015년 위안부 합의 때 윤 당선인이 일본 쪽 돈은 받지 말라고 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2015년에 돈이 나왔는지는 내게 비밀로 했다. 말을 안 해서 나는 모른다. 그 후에 외교통상부 윤병세 장관 편지를 화해와 치유 재단 김태현 대표가 남자 두 명과 가지고 왔다. 그걸 가지고 온 게 1월29일이더라. 나는 누구에게 받지 말라 한 적도 없고, 내가 안 받으면 된 거다. 국민 기금이든 뭐든 나는 전부 반대했다. 그래서 누가 받는지 안 받는지 몰랐다"
-정대협과 정의연 등에서 모금한 돈을 할머니들에게 쓰지 않았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사례가 있는지 궁금하다. 다른 경제적 도움을 요청했을 때 거절당한 경험도 있는지?
"해외 다니면서 돈 걷은 건 전혀 모른다"
-이제야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면? 또 윤 당선인이 이 자리에 왔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려 했는지.
"30년을 참은 것은, 내가 하지 말라고 할 수 없었다. 내가 무엇이든지 바른말 하니까 나에게 전부 감췄다.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다. 일본에서 10억엔이 왔을 때도 내가 알았다면 돌려보냈을 것이다. 정대협에 있는 할머니만 피해자다. 나눔의 집에 있는 할머니만 피해자다. 전국의 할머니를 도우라 했는데 전혀 그게 아니고 거기(시설 등에) 있는 할머니만 도왔지. 내게도 그런 얘기 한 적 없고 비밀로 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이 데모(수요집회)도 그만두라고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자기가 먼저 30년을 하고도 아주 거리낌 없이 하루 아침에 배신했다. 배신당한 내가 너무 분했다. 다른 건 아무것도 몰랐다. 사리사욕 채운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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