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와 한국은 이미 소중한 친구"라며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최초 해외 투자대상국이며, 첫 번째 해외유전 공동개발 국가이자, 제1호 플랜트 수출국"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한-인니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2006년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맺은 이후 2010년 '인도네시아 경제개발마스터플랜' 파트너로 한국이 선정되는 등 활발한 경제협력을 추진해왔다"고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더 멀리 함께 가야 한다"며 "양국간 교역확대 수준을 넘어 아세안과 세계시장을 함께 개척하는 동반자가 되자"라고 제안했다. 특히 양국이 '더불어 잘 사는' 협력모델을 만들 것을 제안하고 6대 협력방향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한-인니 경제협력위원회, 한-인니 중소기업공동위원회 등 양국 장관이 참여하는 경제협의체들을 발전적으로 재편하겠다"며 "양국 경제부처 간 장·차관급 교류를 활성화하고 경제협력 추진사항을 정기 점검하며 양국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오후 양국 정상이 함께한 자리에서 체결되는 자동차 등 산업협력·교통협력·보건의료협력 양해각서(MOU)가 그 첫발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의 제조업과 자원개발 분야를 넘어 4차 산업혁명·방위산업·환경산업·교통·보건 등 미래 전략 분야로 확대하길 희망한다"며 "특히 방산분야는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사업 추진, 잠수함 건조 등 양국 경제협력의 새 장을 열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우수한 교통인프라 능력을 인도네시아에 전수하고 보건의료 정책과 의료기술 분야에서도 새롭게 협력을 추진하겠다"며 "평창 동계올림픽은 양국의 ICT 분야 협력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다. 한국이 평창 올림픽에서 시범 운영할 세계 최초의 5G 이동통신 기술을 내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히 협력을 강화하고 싶은 분야가 자동차산업으로, 한국은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가격·품질 경쟁력과 우수한 부품망을 보유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가 아세안 최대 자동차 생산·수출국이라는 야심찬 비전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국이 최적의 파트너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 중심 경제협력을 확대하겠다"며 "조코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저소득 주거지역 개선, 발전소 증설 등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이에 적극 협력할 것이다. 이미 양국은 찌레본 1 발전소 같은 여러 발전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 중으로 한국이 참여한 발전소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효율이 높고 고장이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아울러 "도서지역 전력공급 확대를 위한 '에너지 자립섬' 시범사업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 협력도 진행 중"이라며 "경전철, 서민주택, 상하수도 분야의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양국 중소·중견기업 협력사업에 대한 지원 확대와 관련 "양국 간 경제협력이 장기적으로 확대·발전하기 위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이 협력 주체가 되어야 한다"며 "중소기업 경제협력 지원기관 예산과 인력 규모를 확대하고, 중소기업들의 통관 및 물류비용을 줄여주기 위해 양국 간 통관 간소화 협정 체결도 제안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교역품목 확대로 전체 교역 규모 확대와 관련 "교역품목을 경기변동에 민감한 화석 연료와 기초 원자재에서 꾸준히 교역할 수 있는 기계·소재·부품·소비재로 늘리고, 인도네시아가 자랑하는 팜오일·농산물 등 친환경상품 교역을 확대하겠다"며 "양국 간 교역액을 2022년까지 300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500억 달러 이상을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양국 정부의 경제정책도 같은 가치와 지향점을 공유하고 있다"며 "조코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저소득층 지원과 최저임금 인상, 지역균형발전을 통한 국민 삶의 질 향상은 한국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람 중심 경제'와 너무나 비슷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에서 "저와 조코위 대통령도 공통점이 많다. 서민 가정에 태어나 가난한 삶을 살았다. 늦게 정치를 시작했고, 국민과 함께 소통하기 좋아한다"며 "저는 이러한 공통의 역사적 경험과 상호 이해가 양국의 공동번영에 튼튼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한-인니 정상회담을 계기로 19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교통·인프라 협력 등 산업협력과 교통협력 2건의 MOU, 발전·건설·전자상거래 등 분야에서 양국 민간기업 간 10여개의 MOU가 체결됐다.
이번 포럼에는 한국에서 22개 대기업, 15개 중견기업, 26개 중소기업, 24개 공공기관·협회 등 총 98개 기업·기관이 참석했다. 인도네시아 역시 150여개 기업 또는 기관이 참석했다.
[저작권자ⓒ 시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