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박미라 기자]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무리 투수 자리 수성이 위태로워졌다. 트레버 로젠탈(27)에게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현지 언론의 전망이 나왔다.
지역 언론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와 미국 CBS 스포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30일(한국시간) 마이크 매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이 오승환과 로젠탈의 임무 교대를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8회 등판하는 셋업맨 역할을 하던 로젠탈에게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기고, 오승환을 셋업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매체들은 모두 전날 경기 상황을 들어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전날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가 4-2로 앞선 9회말 매시니 감독은 오승환 대신 로젠탈을 마운드에 올렸다.
로젠탈은 1이닝 1피안타 2볼넷 1실점을 기록하고 팀의 1점차 승리를 지켜 시즌 4세이브째를 수확했다.
오승환도 불펜에서 몸을 풀었지만, 매시니 감독은 로젠탈에게 팀 승리를 지키는 역할을 맡겼다. MLB.com에 따르면 매시니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경기를 끝내고 뒷문을 닫아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로젠탈은 그런 임무를 많이 수행했다"며 "누군가 끝내야 했는데 그것이 로젠탈이었다"고 말했다. CBS 스포츠는 "매시니 감독은 로젠탈이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 그를 다른 방식으로 기용할 수도 있다고 전달했다"고 전했다.
매시니 감독이 마무리 투수 교체를 완전히 못박지는 않았다. 다만 불펜 투수의 휴식과 상대할 타자, 최근 컨디션 등을 고려해 상황에 따라 다른 투수를 내보내겠다고 전했다.
고민에 빠진 매시니 감독이 '경쟁'을 선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약 현지 언론의 전망대로 마무리 투수가 바뀐다면 로젠탈은 1년 여 만에 오승환에게 빼앗긴 마무리 자리를 되찾게 된다.
오승환은 올 시즌 33경기에서 36이닝을 소화하며 16세이브(1승 4패)를 따냈고,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했다. 시즌 중반부터 마무리 역할을 맡은 지난해 19세이브(6승 3패) 평균자책점 1.92의 성적과 비교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오승환은 지난 28일 애리조나와의 경기에서 동점 솔로포를 얻어맞아 올 시즌 세 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부진에 빠졌다.
6월 들어 등판한 11경기에서 11이닝을 던지며 4세이브를 따냈지만 2패도 떠안았다. 6월 월간 평균자책점이 5.73에 달한다.
로젠탈도 빼어난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올 시즌33경기에서 29⅔이닝을 던진 로젠탈은 2승 3패 4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4.25의 성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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