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방진석 기자] 추운 겨울에 활동하는 빙하곤충이 발굴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014년부터 매년 겨울철 자생생물 조사·발굴 사업을 실시해 겨울철에 출현하는 희귀곤충에 대한 집중 조사를 수행해 왔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생체부동액으로 겨울철에 활동할 수 있는 빙하곤충 ‘눈밑들이(가칭, Boreus)’와 저온과 저광에 적응된 미세조류 ‘사이클로넥시스 에리누스(Cyclonexis erinus)’등 생물종 26종을 새로 찾았다. 생체부동액은 영하의 온도에서도 물이 얼지 않게 해주는 생물의 체액 물질이다. 빙하곤충은 빙하기부터 적응해온 곤충들로 저온 조건이나 추운 겨울에 오히려 활발하게 활동하며 번식한다.
연구진이 지난해 1월 덕유산 적설 지대에서 처음 발견한 빙하곤충 눈밑들이과 눈밑들이속 ‘눈밑들이’의 경우 생체부동액으로 이뤄진 체액 때문에 겨울철에도 동면하지 않고 활동한다. 일반적으로 곤충은 변온동물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생육활동이 정지되나 눈밑들이속 곤충은 체액이 부동액이라 영하의 날씨에도 성충들이 교미를 하며 생육활동을 할 수 있다.
지난해 2월 제주시 동백동산에서 발견된 ‘사이클로넥시스 에리누스(Cyclonexis erinus)’는 저온과 저광에 적응해 겨울철부터 초봄까지 매우 짧은 기간에만 출현하는 미세 조류 미기록 종이다. 이 종은 기온이 올라가는 초봄 이후에는 군체가 흩어지면서 세포벽이 깨지며 세포가 터지기 때문에 그 동안 확인이 어려웠다.
이 밖에 눈각다귀과 ‘키오네아 카네노이(Chionea kanenoi)’와 ‘키오네아 미라빌리스(Chionea mirabilis)’ 등 빙하곤충 2종의 표본도 2016년 1월 덕유산 향적봉에서 확보했다. ‘키오네아 미라빌리스’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최근 ‘유전자원의 접근·이용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법률’이 공포됨에 따라 나고야의정서 비준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겨울철 자생생물 조사 발굴과 같은 다각적인 연구로 더 많은 자생생물을 발굴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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