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김준 기자] 황효창 화백은 올해 고희를 맞아 작품을 회고하면서 그동안 사물을 빌려 표현했던 정취를 한자리에 모았다. 그는 오는 15일부터 21일까지 춘천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인형들과 동행했던 삶의 노정을 푸는‘나는 인형이다’ 展을 연다.
이번 전시는 ‘인형이 묻는다. 사랑하며 사느냐고?’라는 주제로 구작인 지난 1985년 제작된‘삐애로의 눈물Ⅰ’을 비롯한 35점과 신작으로 제작된 ‘촛불의 기원’ 35점으로 총 75점이 전시된다. 이는 화백의 지난 43년의 삶의 흐림을 한 자리에서 보는 것이다.
황 화백은 인물화의 대가이면서, 삐에로의 애칭이 더욱 친근하다. 그는 지난 날 빡빡머리 중학생 시절 사생대회에 나가 상을 타는 재미에 빠져 그림을 시작했다. 그것이 그에게 삶이돼 홍익대학교 미대회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 교육대학원을 졸업하면서 작품의 성숙도를 마련하는 기반이 됐다. 현재 강원민예총회장과 강원국제미술전람회조직위 제3대 이사장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그에게 인형이란, 어느 날 낯익은 얼굴을 가지고 그의 마음으로 걸어 들어왔다. 하지만 다른 이가 보는 인형은 이사로 주인 없는 빈집에 덩그러니 홀로남아 뽀얀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거나 길거리 한구석에 초라히 비를 맞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황 화백은 친구로, 연인으로 삶의 애환을 나누면서 그 시대의 페이소스를 담아냈다.
황효창 화백은 “세속의 나이로 일흔에 이른 지금도 여전히 그들과 함께 있다. 오랜 세월 그들과 나눴고, 여전히 나누고, 앞으로도 나누게 될 기쁨과 즐거움, 아픔과 외로움을 한자리에 모았다. 현재 그 삶은 여전히 진행형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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