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홍선화 기자] <산골마을 ‘봉화 분천리’>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는 200여 명이 사는 산골 마을이다. 태백산과 청량산, 통고산 등 백두대간 산자락에 둘러싸여 외지인의 발길이 뜸하고, 빈집이 늘어가고 있는 마을이었다.
이렇듯 적막감이 감돌던 이 마을에 최근 변화가 시작되었다. 마을의 중심에 있는 분천역이 백두대간협곡열차(V-train)의 기착지가 되면서 수많은 여행자들이 찾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수백 명이 V-train을 타기 위해 분천역을 찾는다.
한국겱봉㎧?수교 50주년을 맞아 분천역과 체르마트역이 자매결연 하면서 분천역의 외관도 스위스 샬레 분위기로 단장했다. 체르마트역은 스위스 빙하특급열차가 출발하는 역으로 백두대간 협곡을 달리는 V-train이 서는 분천역과 쌍둥이처럼 닮았다.
이에 열차를 기다리는 사이 여행자들은 분천역 이곳저곳을 돌며 기념사진을 찍고 역사 안에 비치된 기념 스탬프도 찍으며 흥겨운 여행분위기를 만끽한다.
수많은 여행자들이 찾아옴에 따라 조용하던 산골 마을도 덩달아 분주해지기 시작하고 마을 입구에 주차장과 간이 화장실이 만들어지고 민박도 생겼다. 이색적인 체험거리로 조랑말 세 마리가 있다. 스코틀랜드산 조랑말은 아이들이 타기 딱 좋은 크기로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객차 지붕에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한 V-train은 1일 3회 분천과 철암을 왕복 운행하는데 비동, 양원, 승부, 석포를 거치는 동안 백두대간 협곡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세칸짜리 친환경 열차다. 분천에서 철암까지 1시간 10분 정도 열차를 타는데, 평균 시속 30km 내외로 운행하는 열차에 앉아 창밖으로 펼쳐지는 비경을 즐길 수 있어 주말의 경우, 이미 두 달 전에 예약이 완료된다.
<백두대간협곡열차(V-train)>
분천역을 출발한 V-train은 화전민이 모여 살던 비동에서 잠시 정차한 뒤 양원역에 도착한다. 양원역은 ‘국내 최초의 민자 역사’라는 별칭의 간이역이다.
이어 ‘하늘도 세 평, 꽃밭도 세 평’이라는 문구로 잘 알려진 승부역을 지나 석포를 거쳐 철암에서 멈춘 열차는 한 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 뒤 분천으로 돌아간다.
트레킹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비동마을에서 양원역까지 2.2.km 이어지는 체르마트길을 걸을 수 있다. 양원마을과 비동마을 주민들이 걸어 다니던 길로 분천역과 체르마트역이 자매결연 하면서 새롭게 명명되었다.
분천역에서 춘양역으로 나가면 정자와 고택의 고장 봉화의 매력이 나타나는 봉화만산고택은 조선 말기의 문신인 만산 강용이 1878년에 지은 집으로 긴 행랑채와 너른 사랑채, 서재와 별채, 안채를 거느린 빼어난 건축물이다.
이외에도 문인과 우국지사들이 모여 독립운동을 모의한 의양리권진사댁, 충재 권벌 선생의 후손이 지은 봉화한수정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삼척탄좌’와‘함백산로’>
<삼탄아트마인 전경>
강원도 정선군 삼탄아트마인의 삼탄아트센터는 삼척탄좌 시절 종합 사무동으로 사용하던 공간이다. 삼탄아트마인의 중심 공간답게 입구부터 다양한 예술 작품이 들어서 있다. 길쭉길쭉 우스꽝스러운 사람의 모습이 있는가 하면, 사과 그림이 들어간 거대한 모빌도 보인다. 이들은 ‘아티스트 인 레지던시(Artist-in-residency)’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작가들의 작품이다.
삼탄아트센터 4층에는 레지던시 작가들을 위한 오픈 스튜디오도 마련돼 있다. 삼탄아트센터 3층은 현대미술관과 삼탄역사박물관, 삼탄뮤지엄으로 꾸며졌다. 2층에는 세계미술품수장고와 기획전시실이 있다. 세계미술품수장고를 가득 메운 미술품 10만여 점은 유럽이나 아시아는 물론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구입한 희귀 미술품이 가득하다.
삼탄아트마인의 야외 공간은 레일바이뮤지엄이 들어설 조차장을 중심으로 동굴와이너리, 글라스하우스, 원시미술박물관 등으로 구성되었다. 조차장은 수직갱이라 불리는 높이 53m 철탑을 포함한 삼척탄좌의 중심 시설이다.
이곳에서 케이지(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광원들은 지하 현장으로 석탄은 지상으로 옮겨졌다. 조차장 주위로는 채탄과 채굴에 사용하던 광차를 포함해 다양한 기계들이 옛 모습 그대로 전시되었다.
삼탄아트마인을 둘러본 후 사북석탄유물보존관에 가보면 두 곳 모두 폐광을 활용한 공간이지만 사뭇 다르다. 삼탄아트마인이 폐광을 문화 예술 공간으로 새롭게 조성한 곳이라면 사북석탄유물보존관은 정선의 석탄 역사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공간이다.
사북석탄유물보존관으로 운영되는 동원탄좌 사북광업소는 2004년 폐광되기까지 23개 광구를 소유한 동양 최대 민영 탄광이었다. 사북석탄유물보존관에는 ‘먼지도 유물’이라는 심정으로 모은 유물 1600여 종 2만여 점이 전시되었다.
입구에 들어서면 광원들이 작업복을 지급받고 갈아입던 탈의실, 샤워실, 안전등 수백 개가 줄지어 있는 안전등 반납대 등이 이어진다. 2층으로 올라가면 갱도를 빠져나온 광원들이 장화를 씻던 세화장과 수직갱 입구가 나오고, 수직갱을 지나 다시 1층으로 내려오면 입갱 체험을 위한 광차 탑승장이 있다. 입갱 체험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시 정각에 무료로 진행된다.
한편 삼탄아트마인에서 5분 거리인 정암사는 적멸보궁으로 수마노탑(보물 410호)에 석가모니불의 사리가 봉안됐다. 정암사를 지나면 우리나라에서 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로 함백산 등산의 들머리가 되는 만항재(1330m)가 나온다. 만항재 주변의 야생화 단지도 멋스럽다. 최근에는 야생화 단지에서 만항마을을 잇는 1km 숲길이 조성되어 여유 있게 트레킹을 즐기기 좋다.
함백역사자료관은 2006년 함백역이 철거된 뒤 마을 주민들이 마음을 모아 복원한 국가기록원이 인증한 1호 기록사랑마을이다. 아담한 공간이지만 함백역에는 1957년 개통 후 50년을 이어온 함백선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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