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윤용 기자]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5일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미국 정부와 대화창구를 여는데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국방장관과 대북정책 조정관을 지냈던 페리 전 장관은 이날 연합뉴스와 미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APARC)가 공동 주최한 동북아 국제심포지엄에서 "핵실험 강행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건 아니지만 상황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페리 전 장관은 특히 "(북한이) 충동적 행동을 할 경우 군사적 대립으로 치달을 수 있으며 30년의 평화와 번영 시대가 종식될 것"이라며 "북한 김정은의 행동이 중요하다"고 경고했다.
1차 북핵위기 당시인 1994년 빌 클린턴 행정부의 국방장관이던 페리 전 장관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에 대한 공습, 주한미군 2만∼4만명 증원 계획 등을 검토했다가 한국 등이 반발하면서 접은 바 있다.
페리 전 장관은 "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대화의 수단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까지 수년간 비공식적 대화의 수단이 있었지만 이제는 공식적인 대화의 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미국과 대화 창구를 여는데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핵실험 강행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건 아니지만 상황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페리 전 장관은 1999년 5월 평양을 방문해 조명록 제1부위원장 등과 만나 양국 현안을 논의한 뒤 같은 해 10월 클린턴 정부 후반기의 대북 포괄해법인 '페리 프로세스'(Perry Process)를 제안한 바 있다. 페리 프로세스는 비핵화의 대가로 북한에 경제 원조를 제공하고 북·미 관계 및 북·일 관계 정상화를 추구하는게 핵심 골자다.
그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과 관련, "중국은 13년 전에 비해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를 중단할 수 있는 열쇠를 갖고 있다."북한에 더욱 강화된 당근과 채찍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리 전 장관은 전날 방한 중인 미 스탠퍼드대 대표단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예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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