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김경희 기자] 750리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경전선의 ‘삼랑진역’
“덜커덩 덜컹, 덜커덩 덜컹” 자동차로 고작 3시간 30분이면 갈 거리를 장장 6시간 동안 시속 50km의 속도로 달리는 철도가 있다. 바쁜 속도전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이 기찻길은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유일한 철도노선 ‘경전선’이다.
삼랑진역은 경부선이 개통되던 1905년에 영업을 시작했다. 107년이라는 긴 시간을 한국철도의 역사와 함께 해온 셈이다. 증기기관차가 디젤기관차로, 디젤기관차가 전기기관차로 바뀌는 동안 삼랑진역도 몇 번의 신축을 거쳐 1999년에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역 구내에는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1920년대의 흔적도 남아 있다.
<삼량진역 급수탑>
삼랑진역은 승강장이 3개다. 1번 플랫폼은 경부선 하행열차가, 2번 홈은 경부선 상행열차가, 3번 홈은 경부선과 경전선을 경유하는 열차가 정차한다. 상하행선을 합쳐 경부선 무궁화호가 하루 36번, 경전선 무궁화호는 하루 10번 운행하며, 새마을호와 KTX는 무정차 통과한다.
삼랑진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마산, 창원, 부산 등 인근 대도시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부터 삼랑진고등학교 학생들, 부전역으로 장보러 가는 아주머니까지 다양하다.
여기에 주말이면 경전선 투어에 나선 철도애호가들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하려는 바이크족까지 가세해 역에서 읍내까지 제법 떠들썩하다. 4·9장인 삼랑진 오일장이 주말과 겹쳐 열리는 날이면 특히 더 그렇다.
밀양강과 낙동강이 만나 또 하나의 물줄기를 만드는, 이른바 ‘세 갈래 물줄기가 만나는 나루(三浪津)’라는 지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장터에는 붕어, 미꾸라지, 가물치와 같은 민물고기가 풍성하다.
삼랑진읍 만어산(670.4m) 8부 능선에 자리 잡은 만어사 마당에서 이른 새벽이나 비오는 날 바라보는 자욱한 운해는 밀양 8경의 하나다.
한편 삼량진읍에서 기차로 10분 거리인 밀양의 대표적인 보물은 밀양강의 영남루(보물 제147호)다. 강물에 비친 영남루 야경은 밀양 8경 중 제1경으로 꼽히며, 진주 촉석루, 평양의 부벽루와 더불어 조선 3대 누각의 하나로 일컬어진다.
<밀양강의 영남루>
밀양 명소가 한군데 더 있는데 큰 일이 닥칠 때마다 땀을 흘린다는 표충비는 표충사가 아니라 무안면 홍제사 경내에 있다. 임진왜란 때 승병을 조직해 왜적에 맞섰던 사명대사의 공을 기려 영조 18년(1742)에 건립한 비다.
비각 옆에 적힌 ‘표충비 땀 흘린 역사’에는 경술국치 17일 전에 4말 6되, 8·15 해방 3일전 3말 8되, 한국전쟁 이틀 전 3말 8되, 1960년 4·19 당일 19시간 동안 땀을 흘렸다고 기록되어 있다. 표충비는 얼음골, 만어사 경석과 함께 ‘밀양 3대 신비’의 하나다.
바다와 계곡을 함께 즐기는 동해남부선 ‘포항역’
동해남부선은 이름 그대로 동해안의 남쪽 해안지역을 달리는 노선이다. 부산진역에서 시작해 해운대역, 송정역, 울산역, 불국사역, 경주역 등을 지나 포항역까지 39개 역을 지나며 145.8km를 달린다. 동해남부선은 국내의 철도 노선 가운데 가장 낭만적인 철로이기도 하다.
특히 해운대역에서 송정역까지 이르는 구간은 오른쪽 차창으로 푸른 동해를 바라보며 기차여행을 즐길 수 있다.송정역은 해변의 뜨거운 모래와 작열하는 태양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송정역>
송정역은 1941년 건립됐는데 연두색으로 칠한 벽과 뾰족한 지붕을 올린 모습이 단아하면서도 고풍스럽다. 등록문화재로 지정받아 관리되고 있다.또한 종착역인 포항역은 공업도시의 이미지와는 달리 아담하고 소박하다. 간이역처럼 옛스런 멋도 간직하고 있다.
포항역에서 가까운 죽도시장은 전국 5대 시장이자 경북 최대의 재래시장으로 손꼽히는 곳으로 약 4만5,000평에 1,200여 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다. 활어횟집부터 건어물, 의류, 채소를 파는 난전까지 없는 것이 없다. 50여 년 전 갈대밭이 무성한 포항 내항의 늪지대에 노점상이 하나둘 씩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또 포항시 북쪽에는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북부해변이 있다. 1976년 개장했다. 백사장의 길이가 1750미터, 폭이 40~70m에 달한다. 해마다 백사장 면적이 2~3미터 정도 넓어지는 곳으로 유명하다. 해변 뒷편으로 카페와 레스토랑, 횟집 등 유흥시설이 밀집해 있어 포항에서 가장 활기가 넘치는 해변이다.
또한 포항에서 가볼만 한 곳 가운데 내연산은 포항시 북구 청하·송라·죽장면과 영덕군 남정면의 경계를 이룬다.
그 중 제1폭포인 쌍생폭포부터 시명폭포까지 어디 내놓아도 손색없는 폭포가 12개나 된다.
특히 제7폭포인 연산폭포까지는 편안한 트레킹 코스가 약 2.7km 이어지는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을 만큼 평탄한 길로 부담 없이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영화 ‘남부군’의 촬영지인 잠룡폭포(제4폭포)는 영화 속에선 남부군 대원들이 발가벗고 목욕하는 곳으로 유명하다.내연산 계곡의 하이라이트는 출렁이는 구름다리를 건너 굉음과 함께 쏟아지 연산폭포의 절경을 보는 것이다.
<내연산 폭포와 구름다리>
내연산 남쪽에는 경상북도수목원이 있다. 약 974만평의 광활한 면적에 1,522종 18만1000여 본의 나무와 풀을 보유하고 있다. 동양 최대 규모다. 수목원은 해발 650m의 고산지대에 위치해 수생식물원, 연못, 습지원, 고산식물원 등을 갖추고 탐방로는 무려 10km나 된다.
또 포항의 여름철 별미는 단연 물회를 꼽을 수 있다. 물회는 고기를 잡느라 바쁜 어부들이 한 끼 식사를 빨리 해결할 요량으로 먹던 음식으로 방금 잡은 물고기를 회쳐서 고추장 양념과 물을 넣고 비벼 훌훌 들이마셨던 ‘포항물회’가 지방특유의 음식으로 정착하게 됐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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