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전해원 기자] 곧 겨울방학이 시작되지만 날씨가 춥다고 아이를 마냥 집에서 놀게 하는 것보다 체험여행을 떠나 청청자연과 함께 뛰어놀게 하며 도시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것들을 느끼게 하는 것도 좋다.
이런 가운데 우리 고유의 전래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곳 중 경남 함양 안의면에 자리한 다송헌이 있다.
다송헌은 맑은 남강 앞에 자리하고 있으며 이곳에서는 계절마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다송헌을 일군 이는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놀이 100가지>의 저자인 이철수 씨. 이 씨는 중학교 교사 출신으로 27년 동안 안의중학교에서 농업을 가르쳤다.
그리고 퇴직한 뒤 같은 교사 출신인 부인과 함께 아이들을 가르치던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농장을 일궜다. 2009년에는 농촌진흥청 우수체험교육농장으로 선정되었고 전래놀이 관련 전시회도 여러 번 개최했다고 한다.
이곳 입구에 들어서면 높은 바람개비와 잘 다듬어진 정원에 갖은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하지만 겨울이라 볼 수 없어 다소 아쉬운 면이 있다. 또한 항아리로 만든 정겨운 모양의 조형물도 있고 원두막도 운치 있게 서 있다. 그네와 표주박, 솔방울, 땅콩, 도토리 등으로 만든 장난감 등이 마치 동화나라에 온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다송원의 자랑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에는 지루할 겨를이 없다. 대나무 소리통 만들기, 호두 거북이 만들기, 아이스바 고무총 만들기 등을 비롯해 수많은 만들기 체험놀이를 해볼 수 있는 까닭이다. 굴렁쇠, 죽마, 투호, 활쏘기 등도 다송헌에서 즐겁게 체험해볼 수 있는 우리 전래놀이다.
이런 체험들은 계절별로 준비돼 있다. 봄이면 나무로 곤충 만들기, 진달래 화전 및 꽃 도장 찍기, 보리짚 공예 등 을 체험해볼 수 있다. 여름에는 다슬기잡기, 봉숭아 물들이기 등을, 가을에는 밤 줍기, 수수깡 공예, 도토리 인형 만들기, 겨울에는 불놀이와 썰매 만들기, 썰매타기 연 만들기, 솟대 만들기, 대나무 활쏘기 등을 해볼 수 있다.
겨울에는 썰매타기와 쥐불놀이, 만들기 3가지, 숲체험 등을 묶어 하루 동안 경험해 볼 수 있다.
또한 부대시설도 잘 갖추고 있다. 다송헌 황토방에서는 차 한 잔과 함께 온돌문화를 즐길 수 있고 습지의 아기자기함을 간직한 다송헌 연못도 있다. 숙박시설도 완비되어 있다.
다송헌은 다채로운 주변 여행지로 인해 더욱 즐겁고 알찬 여행을 할 수 있다. 다송헌이 자리한 안의면은 약초로 유명한 곳으로 심마니와 지리산, 덕유산 골짜기를 제집 드나들 듯 드나드는 약초꾼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곳이다. 2006년 안의장터에 문을 연 ‘함양토종약초시장’에 가면 함양에서 캔 약초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원래 안의면 안의장(5, 10일 장)은 토종약초꾼들이 많이 드나들어 이 지역의 대표적인 ‘약초장’으로 불리던 곳이다.
이곳의 약초들은 모두 인근 1,000m 이상의 산에서 나는 토종 약초들로 약효가 어느 지역의 약초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한다. 약초시장을 돌아보다 보면 산삼, 천마, 당귀, 황기 등을 비롯해 헛개나무, 가시오가피나무, 옻나무, 느릅나무, 엄나무, 지축, 초우, 청미례, 구기자, 오미자, 도라지, 익모초 등등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또 약초시장에서 반대방향으로 20여 분 가면 용추계곡 가는 길이다. ‘용추’로 불리는 계곡이 전국 대부분의 지방에 다 있는데, 울창한 원시림과 바위가 어울린 풍경은 함양의 ‘용추’를 첫머리에 놓기에 모자람이 없다.
매표소에서 용추폭포 가는 길에 접어들면 가장 먼저 연암 물레방아 공원이 눈길을 끈다. 연암 박지원이 1792년 함양군 안의현감으로 부임해 용추계곡 입구인 안심마을에 물레방아를 만들면서 실용화됐다. 그때부터 ‘함양산천(咸陽山川) 물레방아 물을 안고 돌고, 우리집의 서방님은...’이라는 민요도 생겨났다고 한다. 커다란 물레방아를 비롯해 장승 등이 설치되어 있어 가족들과 함께 돌아보기 좋다.
물레방아 공원을 지나면 용소와 꺽지소, 매바위 등이 차례로 나타난다. 또한 주차장에는 장수사 일주문이 있다. 신라 소지왕 때 각연대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절이었지만 한국전쟁 당시 불타버리고 지금은 일주문만 남았다. 장수사 일주문을 지나면 웅장한 물소리와 함께 직접 보는 용추폭포는 땅 밑까지 뚫을 기세로 장쾌하게 내리꽂힌다.
용추사 어귀에 있는 용추폭포는 높이 15m로 꽤 큰 폭포다. 물이 흐르는 바닥은 흰 화강암 바위다. 겨울계곡을 흐르는 물이 너무 맑다. 용추폭포에는 이무기와 관련한 전설이 내려온다. 옛날에 물레방아 굵기의 커다란 이무기가 살았는데 용이 되기 위해 신령께 빌어 108일 동안 금식기도를 하면 용이 되어 승천할 수 있다는 계시를 받았다. 계시에 따라 열심히 금식기도를 한 이무기는 날짜 계산을 잘못해 107일 만에 하늘로 힘차게 오르려다가 천둥과 벼락에 맞아 죽었다는 얘기다.
한편 함양의 최고의 명소 상림은 12월의 낙엽으로 가득하다. 낙엽을 지그시 밟으며 산책하는 겨울숲이 오히려 봄, 여름보다 운치가 있다. 상림은 통일신라 때 최치원 선생이 함양(당시에는 천령군) 태수로 있으면서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모두 1.6km에 달하는 상림숲길에는 120여 종, 2만여 그루의 나무들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밖에 지곡면 개평 한옥마을도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선비마을 함양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조선시대 동방 5현의 한 사람으로 꼽혔던 일두 정여창 고택, 1880년에 지은 하동 정씨 고가 등 50여 채의 한옥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일두고택은 TV 드라마 ‘토지’의 촬영 장소로 유명하다.
문의 : 함양군 문화관광 055)960-5163,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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