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천군은 지난 4월5일 하리강변에 정자각 현판식을 개최했다. 이 날 행사장에는 군의회의장을 비롯해 노인회장과 읍장, 이외수작가 등 지역 내에서 내 노라는 기관단체장 및 유명인사가 모두 참석했다.
이 정자각 이름은 조운정(釣雲亭)이다. 즉 구름을 낚는 곳이란 뜻이다. 약간의 억지를 부린다면, 이곳을 찾는 사람은 누구나 구름을 낚는 신선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음을 의미하며, 잠시 조운정에 앉아 내려다보는 맑은 북한강 아래 구름이 가깝다. 여기에서 물고기가 아닌 구름을 낚는 다는 것은 이곳이 바로 선계임을 말할 것이다.
이외수 작가는“낚시에서 어느 정도 경지에 도달한 사람을 조사라고 말하며, 그냥 마구잡이식으로 고기를 잡는 사람은 '조졸'이라 부르고, 낚시 대도 없이 낚시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무관선' 이라 말한다.”며“이곳 조운정을 찾는 사람 모두는 나이든 학이 만리의 세상을 이해하듯(노학만리심-老鶴萬里心) 모두가 신선이 되는 경지에 이르게 될 것이다” 말했다.
화천사람들은 뗏목에 나무를 싣고 마포나루까지 갔다
<냉경지 소금배 오는날 공연 모습>
화천을 삼청(三淸)의 고장이라 말한다. 그것은 사람이 맑고, 하늘이 맑고, 물이 맑다는 뜻이다. 또 화천사람들은 읍내를 감돌아 흐르는 북한강을 화천강(華川江)이라 불렸는데, 이를 풀이하면 꽃처럼 아름다운 물이 흐르는 내천이란 뜻이다.
화천강은 예부터 화천사람들이 뱃길을 이용해 한양까지의 물물교환을 하기 위한 수상 교통로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래서 일까! 화천사람들은 나무로 뗏목을 만들어 땔감을 싣고 화천강을 따라 한양 마포나루에 가서 식량 또는 옷가지 등으로 바꾸어 왔다. 또한 일년에 두어 번 서울의 장사치들은 한양에서 소금을 싣고 화천강(북한강)을 거슬러 화천까지 와서 물물 교환을 했다. 따라서 이를 재연한 민속문화예술이‘냉경지 소금배 오는날’이란 작품 이다.
화천 사람들은 강변 이웃마을 마실을 갈 때에도 큰 통나무를 반으로 가르고 가운데를 파내 만든 쪽배를 이용했다. 이처럼 화천사람들의 정서에는 아직도 수상 문화와 연계한 이야기가 생활 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 같은 선인들의 향수와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지역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테마를 구상해 만들어 낸 것이 매년 8월이면 열리는‘쪽배축제’이다.
<피니쉬타워, 화천사람들의 기상을 나타내기 위해 팬텀을 타워에 올렸다>
또한 화천강은 지난 2007년도에 아시아 카누 선수권 대회를 유치했을 정도로 유속이 없고 수려한 강변 풍경으로 그윽하다. 이에 화천 사람들은 강변에 대규모 피니쉬 타워를 만들고 카누 및 조정 선수들과 관광객들이 모여 북한강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쉼터로 활용하고 있다.
이제 화천은 한국의 대표 100만인의 겨울축제를 넘어 세계의 대표 겨울 축제로 발돋움 하고 있는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 축제장도 이곳 화천강 상류에 인접한 지류에서 열리고 있다.
다시 한 번 화천을 가로질러 흐르는 화천강을 거슬러 올라가 본다. 자연에 가까운 수만 평의 연꽃단지를 지나 원천리 아쿠아틱 리조트와 야생화단지를 거쳐 강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붕어섬에 잠시 머물게 된다.
이곳은 붕어가 유독 많이 잡히고, 생긴 모양이 붕어 같다고 하여 붕어섬이라 불려진다. 화천 사람들은 이곳 붕어섬에서 화천강변을 따라 딴산의 꺼먹다리를 건너 돌아 나오는 30km 길이 자전거 레저도로를 만들고 산소길이란 이름을 붙였다.
또한 화천 사람들은 지금 북한강에서 과거의 이야기들을 끄집어내 세계적 강변문화로 만들어 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2010년에는 페루(아마존), 미국(미시시피), 이집트(나일강), 중국(양쯔강) 대표들을 초청해 세계강문화 포럼을 개최하고, 이 자리에 참석한 로레토주 메이나스시장(페루), 사천성 낭징시 당서기(중국), 미시시피주 옥티비아카운티 대표(미국), 칼루아비아주 주의회의장(이집트)으로부터‘세계 강 문화발전공동선언문’인 참가도시의 강문화 공동 협력과 강문화와 관련한 학술.문화.복지,예술,환경,산업 등 상호발전 도모 및 상호 우호교류 및 발전방안에 대한 지속적인 협력을 이끌어낸바 있다.
이에 대해 전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제8대 정무 제2장관을 지낸 이연숙씨는“외국인들이 한강의 기적을 말할 때 '한국의 빠른 시간 내 이룩한 눈부신 발전'이라고 말하는 긍정적인 의미도 있지만, 한강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그대로 바다로 흘러 보내는 부정적 의미도 담고 있다”며 “전국에서 가장 작은 자치단체인 화천에서 물의 활용도를 이제야 만들어 가는 첫 단추를 꿴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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