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들이 수상하다”
[시사투데이 장수진기자] 출연하는 영화마다 개성 있는 연기로 자신을 표현하는 배우 류승범이 이번엔 야심충만한 보험왕이 되어 돌아왔다. 2010년 <용서는 없다><방자전><부당거래>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연기력을 과시한 류승범이 2011년 첫 작품으로 선택한 영화는 웃음과 감동이 함께 하는 드라마.류승범은 이번 영화 ‘수상한 고객들’에서 전직 야구선수로 보험 챔피언을 거머쥐고 연봉 10억을 목표로 야심차게 뛰는 보험설계사 배병우를 실감나게 연기했다. 한때는 야구왕을 꿈꾸었던 병우는 보험왕을 거머쥐고 동종업계로부터 스카우트 제안을 받는다.
한 솥밥을 먹고 동고동락했던 선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옮기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고객의 자살방조혐의로 인생 최대 위기를 맞게 되면서 그는 몇 년 전, 고객들과의 찜찜한 계약을 떠올린다.
사기를 당하고 거액을 날린 기러기아빠, 아버지가 사채를 쓰고 잠적하는 바람에 사채업자에 쫓겨 한강에 버려진 폐차에 둥지를 틀고 남동생을 돌보는 가수지망생, 뚜렛 증후군 때문에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어 폐지를 줍고 지하철역사에서 노숙하는 청년, 환경미화원 남편을 사고로 잃고 비정규직 환경미화원으로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는 아이 넷을 둔 과부까지.
그야말로 인생에서 희망을 꿈꿀 수조차 없는 환경에 처한 사람들이 자살을 계획하고 생명보험에 가입한 것이다. 보험 가입 후 2년이 지나고 죽으면 보험금을 탈 수 있는데 바로 그들이 생명보험을 가입한 지 2년이 다 되어간다. 병우는 그들이 자살 시도 경험에도 불구하고 보험왕을 눈앞에 두고 실적 때문에 그들을 보험에 가입하게 한 것이다. 병우는 생명보험을 연금보험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그들을 찾아 나선다.
그들을 만나면서 파란만장한 그들의 인생에 개입하게 되는 병우. 방심하다간 한 순간에 죽음을 선택할 기세인 그들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불순한 의도로 접근했지만 예상치 못했던 그들의 순수함과 가족애에 점점 감화되는데...
영화 ‘수상한 고객들’의 캐릭터들은 일반적이고 스토리 전개도 뻔하게 진행된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볼만한 이유는 재미와 감동을 적절히 버무려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것이다. 삶이 힘들고 희망이 보이지 않더라도 살아야 할 이유를 되새기게 하는 영화다.
영화 ‘수상한 고객들’은 4월 1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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