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이혜선 기자]
“국가가 산업답지를 분양하고도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어놓는 바람에 공장을 지을 수가 없어요. 무려 20년동안 민원을 내고 있는데도 해결이 되지 않네요”
“42년전 예비군 훈련을 받다가 건강하던 형이 갑자기 죽었어요. 억울하게 죽은 형의 한을 풀어주세요“
“1966년 군복무중에 큰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당시 입었던 부상이 악화되는데 이제라도 유공자로 등록될 수 있는 길이 없을까요?”
국민의 고충을 처리하는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런 민원들을 접수해서 어떻게 해결했을까? 20년째 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던 산업단지 내 일부 공장부지는 현재 해제가 추진되고 있다. 42년전 예비군 훈련장에서 일어난 의문사는 권익위 조사관들이 1년이나 찾아헤멘 끝에 당시 훈련장에 같이 있던 목격자들을 어렵게 찾아내면서 교관 폭행으로 인한 사망임이 밝혀졌고, 고인은 뒤늦게 현충원에 봉안됐다.
군복무중 교통사고를 당해 갈비뼈 4대가 부러진 큰 부상을 당하고도 당시 사고가 공무라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던 70대 민원인은 사고 때 이름 미상의 동승자가 사망했다는 진술에 착안한 권익위 조사관의 적극적인 수소문으로 보급품 수령중에 일어난 사고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었다. 이 민원인은 권익위가 찾아낸 이 기록덕분에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어 현재 국비로 병원치료를 받고, 매월 백만원정도의 보헌연금도 받는다.
권익위는 이렇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권익위 조사관들의 열정과 활약상을 담은 민원해결 사례집 ‘다시 찾은 일상, 다시 찾은 웃음’을 최근 발간했다. 책자에는 개별적인 고충민원뿐만 아니라 민간 구급차 관리, 생애전환기 건강진단 확대 등 불합리한 제도를 찾아 개선을 권고한 사례까지 모두 19건의 다채로운 사연들이 수록됐다.
사례집에서 조사관들은 민원처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민원인과의 소통과 공감‘을 꼽고 있다. 현장을 찾아 이야기를 듣고, 민원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다 보면, 불가능해 보이던 민원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고 말한다.
김영란 위원장은 발간사를 통해 “국민들은 민원담당자가 자신의 민원을 성의껏 들어주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고마워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민원담당자와 공직자들이 국민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본 사례집은 전국 지자체와 공공기관 민원실에 배포해 민원담당 공무원에게 업무지침서로 활용할 계획이며, 권익위 홈페이지(www.acrc.go.kr>위원회 자료>공통자료>기타자료)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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