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장수진기자]
지난 31일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오락액션영화 <해결사>가 감독과 주․조연 배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설경구를 원톱으로 내세웠고 이정진이 야망을 위해 동료를 배신하는 비리 경찰로 연기변신을 시도했으며 오달수, 송새벽, 이성민이 조연을 맡아 코믹 요소를 책임졌다.
영화는 액션영화의 달인 류승완감독이 각본을 썼고 그동안 류감독 밑에서 조연출을 맡았던 신인 권혁재감독이 연출한 첫 장편영화이다.
추석을 겨냥한 오락액션영화에 걸맞게 맨몸 육탄전은 기본이고 좁은 욕실에서 벌어지는 격투씬과 병원, 공사장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액션은 액션영화의 기본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대규모 자동차 추격씬은 <해결사>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류승완 감독이 그동안 보여줬던 액션의 디테일과 화려함에는 미치지 못한다.
개봉이후 좋은 성적을 거두며 흥행하고 있는 영화<아저씨>의 액션이 워낙 강하고 신선해서인지 <해결사>의 액션은 평범해 보인다.
영화는 한때 잘나가던 전직 형사이자 지금은 흥신소를 운영하는 강태식(설경구)이 의뢰인의 요청으로 불륜 현장을 담기 위한 카메라와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모텔을 급습하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모텔 방에서 발견한 건 칼에 찔린 여자의 시체. 그 순간 울리는 전화 벨소리. 살인누명을 벗고 싶으면 한 남자를 납치해오라고 요구하는데...놈(이정진)은 태식의 일거수일투족을 미리 예상하고 모든 사건의 얼개를 짜놓고 태식을 움직이려한다. 놈의 목적이 무엇인지 왜 자신을 끌어 들였는지 알 수 없는 태식은 모든 사건의 용의자로 몰리게 되고...
사건의 배경에는 권력의 야욕에 눈이 먼 정치가들의 쇼, 헐값 매각으로 말이 많았던 외환은행 매각 사건을 끌어들여 정경유착으로 얼룩진 사회를 꼬집고 있다. 소시민에 불과한 전직 경찰 출신 해결사가 정치가의 비리를 폭로하고 자신에게 살인 누명을 씌우고 이용한 동료를 끝까지 쫓아가 죽도록 패주는 스토리 구조는 공식처럼 굳어진 헐리웃 영화의 전형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주인공 태식의 캐릭터는 헐리웃 액션영화의 대명사 다이하드의 브루스 윌리스를 자꾸 연상시킨다. 해결사 강태식의 캐릭터와 그를 돕는 주변 인물들, 이야기의 전개방식과 액션은 명절이나 연말에 수없이 반복해서 방영했던 브루스 윌리스의 다이하드와 많이 닮아있다.
그래도 <해결사>에 신선함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다음이 예상 가능한 각본에도 불구하고 조연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기존의 이미지를 십분 살리면서 새로운 형사반장 캐릭터를 만들어낸 오달수와 어눌한 형사역의 송새벽은 환상의 콤비를 이루며 웃음을 유발한다. 코믹연기의 대가에 이름을 올린 이성민의 연기도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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