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투데이 장수진기자]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사는 이모(40세)씨는 신학기가 시작되고 부쩍 바빠졌다. 학부모 총회에 이어 학교 엄마들 모임과 겨울동안 추워서 지인들과 만나는 것을 미룬 탓에 일주일이면 3,4일은 약속이 잡혀 있다.
이처럼 봄이 되면서 이씨의 외출이 잦아 졌다. 거울 앞에 앉아 얼굴을 들여다보던 이씨는 눈 주변과 볼에 생긴 잡티 때문에 깜짝 놀랐다.
겨울에 주로 집안에서 아이들과 지내다보니 얼굴 피부에 신경 쓰지 않고 관리도 소흘했지만 별 대수롭지 않게 지낸 것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하나 둘씩 잡티가 보이더니 급기야 얼굴 전체에 골고루 퍼져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이씨처럼 방심하다 생긴 잡티나 기미, 주근깨 때문에 고민하는 주부들이 많다.
얼굴에 잡티나 기미 같은 것이 생기면 실제 나이보다 더 들어 보여 여성들은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어떻게 하면 맑고 투명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을까, 잡티가 생기기전에 예방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예방부터 관리까지 궁금한 것을 피부과 전문의로부터 들어봤다.
Q. 봄철 피부 관리는 왜 중요한가?
A. 피부가 겨울에 약해진 자외선에 방심하고 있다가 갑자기 강해진 자외선에 무방비로 노출되면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과 색소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또한 겨울과 마찬가지로 봄에도 공기가 건조하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하고 갈라지기 쉬우며 손상을 입을 가능성도 높다. 무엇보다 봄철엔 황사, 꽃가루 등이 많아져 피부 자극에 의한 자극성 접촉 피부염이나 알레르기 체질인분은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이 생길 가능성이 많다.
Q. 봄철 피부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A. 먼저 강해진 자외선에 노출을 최소화하고 몸은 옷이나 모자, 양산 등으로 가리는 것이 좋지만 가릴 수 없는 안면부는 차단 지수가 높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을 생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피부가 건조해지기 쉬우므로 세안이나 샤워 후 수분이 있을 때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는 것이 수분 소실을 막는 방법이다. 황사가 있을 때는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외출 후 깨끗하게 씻는 것이 중요하다.
Q. 잡티가 생기기 시작하는 연령은?
A. 잡티는 흑자라고 하는 피부 색소 질환의 일반적인 용어이다. 흑자는 자외선 노출과 피부 노화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생기는 것으로 다양한 크기의 편평한 갈색이나 검은 색의 색소 반으로 나타난다. 생기기 시작하는 연령대는 개인차가 있으나 30대 중후반부터 시작해서 40, 50대에 많이 나타난다. 60대가 넘어가면 흑자 중에서 일부는 두껍게 보이는 검버섯으로 바뀌기도 한다.
Q. 잡티, 기미, 주근깨, 점 등이 생기는 원인은?
A. 잡티, 즉 흑자의 원인은 자외선과 피부 노화에 의해 멜라닌 색소가 증가되고 피부가 두꺼워져서 생기는 것이므로 자외선에 많이 노출될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더 많이 생긴다.
기미는 체질적으로 생기는 것으로 주로 여성에서 광대뼈 주변에 넓고 깊은 색소로 나타난다.
기미가 생성되는 원인은 피부 속의 멜라닌 색소가 증가되는 것으로 여성 호르몬이 관여한다고는 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자외선이나 임신, 생리 등이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주근깨는 어릴 때부터 콧등 주변에 옅은 깨알 같은 형태로 나타나는 것으로 역시 멜라닌 색소가 증가되는 질환이지만 기미보다는 색소가 얕게 생기므로 레이저 치료 후에 잘 없어진다.
하지만 자외선에 의해 다시 멜라닌 색소가 증가되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점은 점 세포가 많이 증식해서 양성 종양의 형태로 생기는 것으로 색소만 제거해서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점 세포의 조직 덩어리를 제거해야 없어진다.
점은 10, 20대에 많이 생기고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Q. 잡티, 기미, 주근깨, 점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A. 잡티는 자외선 노출을 최소화하고 자외선 차단제, 미백 제품 등으로 일부 예방할 수 있다. 기미는 일단 생기면 체질적인 부분 때문에 완치는 어렵지만 자외선을 조심하고 꾸준히 미백 치료제를 바른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차츰 흐려질 수 있다.
주근깨도 생성되는 것이 체질적인 부분이 많지만 자외선에 의해 재발하거나 더 진해질 수 있기 때문에 자외선을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점은 양성 종양으로 생성되는 원인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미리 예방할 수가 없다.
Q. 자연적인 방법으로 치유할 수 있을까?
A. 잡티, 기미, 주근깨는 미백 연고를 발라서 약간 흐려지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 미백 연고보다는 미백 성분의 농도가 낮지만 미백 화장품도 장기간 사용 시 조금 도움이 된다.
Q. 의과적인 치료 방법은?
A. 잡티, 주근깨는 주로 멜라닌 색소를 선택적으로 없애는 색소 레이저를 사용해서 치료하며 최근에는 다양한 파장의 빛이 동시에 조사되는 IPL 등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점은 점 세포를 태워서 제거하는 이산화탄소 레이저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나 상처가 불가피하게 생기기 때문에 크거나 돌출된 점은 상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여러 번에 걸쳐 치료하기도 한다.
기미는 레이저로 치료하기가 까다로운 편인데 가장 좋은 치료법은 색소 레이저를 약하게 여러 번 조사하는 레이저 토닝과 미백제를 병행하는 것이다.
강하게 색소 제거 목적에서 레이저를 한 다음에 기미가 더 진해져서 올라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Q. 치료 후 관리는 어떻게 하나?
A. 잡티, 주근깨, 점은 치료 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처 회복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딱지가 생길 수 있다.
최근에는 레이저 후 상처 회복을 도와주기 위해 재생 테이프를 붙이기도 하는데 세안을 조심스럽게 해야 해서 불편할 수 있다.
일주일 정도 상처가 잘 아물게 조심한 뒤 테이프를 제거하면 붉은 톤이 보일 수 있는데 붉은 상태에서 강한 자외선에 노출 시 색소 침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자외선을 조심해야 한다.
기미는 약하게 레이저를 하기 때문에 재생 테이프 등의 과정이 필요 없지만 기미가 자외선에 의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자외선을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
Q. 맑고 투명한 피부를 위한 관리 방법이 있다면?
A. 사람마다 가진 피부 타입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관리 방법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자외선이 피부 노화와 색소 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자외선을 조심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맑고 투명한 피부는 피부의 색소가 균일한 것 외에 부드러운 피부결과 적절한 유수분 균형에 의해서도 결정되기 때문에 평소에 수분 보충을 충분히 하고 보습제를 적절히 바르는 것과 각질 제거를 주기적으로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요즘엔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피부 미용에 관심이 많다. 다양해진 남성용 화장품만 봐도 알 수 있는 현상이다. 맑고 투명한 피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꿈꾸는 것일 것이다.
도움말 : 이정은원장(신촌연세스타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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