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통의 단절에 대한 진지한 접근
연극 '거리의 사자'는 '90년 쥬디스 톰슨이 직접 연출할 당시 등장 인물 28명을 6명의 배우가 공연했으나 이번 국내 초연 무대에서는 8명의 배우들이 등장해 좀 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표현할 것이라고 한다.
연출을 맡은 공상집단 뚱딴지 대표 문삼화 연출은 “원작이 가진 젠더, 계급, 인종, 장애와 비장애 등 캐나다의 다문화 사회에 대한 문제 보다는 인간의 본질적인 내면의 문제와 소통의 단절에 초점을 맞춰 국내 관객의 정서에 닿을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했다.
이 작품의 내용은 17년 전 살해당한 어린 소녀 이조벨이 자신이 유령인 줄 모르고 마을에 나타나 떠돌아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용서하는 '영혼의 오디세이'이다. 그녀는 사자가 자신을 공포에 몰아넣었고 그 순간 길을 잃었다고 생각해 자신을 집으로 데려다 줄 구세주를 찾아 마을의 집집마다 돌아다닌다. 이조벨은 첫 장면에서 살해당한 9살의 여자아이로서의 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결국 자신을 살해한 남자를 용서하며 변화된 자아, 성숙된 모습을 보인다. 남편에게 버림 받은 여자, 학부모에게 무책임하다고 질타당한 선생, 동성애자, 암으로 죽어가는 여자, 장애 여성, 그리고 주인공을 죽인 살인자 등의 인물들이 등장해 자칫 무거운 주제 일수 있으나 소외된 개인들의 삶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섬세하게 그려낸 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은 자신의 삶과 사회에 대한 질문을 던져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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